HL1AZH의 교신일지 (7)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오늘 아침에도 눈이 내렸다. 서울지역은 20년만에 폭설이라고 한다. 아침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갔던 기온은 오후가 되어서도 여전히 영하 8도를 유지하고 있다. 모처럼 만에 시간을 내어서 오후 5시경부터 무전기의 스위치를 올려 보았다. 우선 눈의 무게로 인해 약간 아래로 쳐져 있는 다이폴 안테나가 걱정이 되어서 SWR값을 측정해 보았다. 동조 주파수가 21 MHz에서 평소보다 약 100-150 kHz 아래 주파수에서 최적의 값을 보였다. 안테나 튜너로 미세한 조정을 마친 후 빈 주파수를 찾으며 21 MHz 밴드를 전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일단 CW 밴드쪽에서 유럽 신호가 조금씩 들어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동조 주파수가 조금 아래에 위치하는 것을 감안해서 21,005 kHz에서 QRL?하고 주파수를 확인해 보았다. 조용했다. 다시 한번 천천히 주파수를 누가 사용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나서 CQ를 내었다. 밑바닥의 잡음을 뚫고 응답해 오는 신호가 있었다. 한번만에 바로 호출부호를 확인할 수가 없어서 "QRZ? DE HL1AZH K"하고 쳤다. "HL1AZH DE SP8DYM SP8DYM K" 첫 응답은 멀리 폴란드 빌고라에 사는 체슬라브로부터 응답이 왔다. 그의 신호는 수신하는데 조금 신경을 기울이어야 하는 549 정도. 나의 신호 리포트는 559. 이름과 주소를 교환하고 4분만에 교신을 마치려고 할 무렵 주위에서 몇 국이 호출부호를 보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일단 교신을 끝내고 바로 QRZ? 하고 쳤다. 2-3국들이 동시에 호출했다. 그 중에서 가장 수신하기 편한 SP2AVE에게 응답을 했다.

"SP2AVE GM OM UR RST 559 559 OP LEE LEE HW? SP2AVE DE HL1AZH KN" 폴란드 그니디아에 사는 즈비크는 나의 신호 리포트로 579를 주었다. 다이폴 안테나가 눈으로 덮여 있지만 그래도 신호는 잘 나가는 모양이다. Hi Hi. 교신을 마무리할 무렵 또 여러 국들이 동시에 호출했다. 신나게 체크 OK2PEO, 유고 YU1HC, 이탈리아 I2MOV, 독일 DL7JV와의 교신을 15분만에 마치고 24,893 kHz로 주파수를 옮겨서 CQ를 내고 있던 헝가리 HA3MQ, 핀랜드 OH5MW와의 교신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아쉽지만 무전기 앞을 떠나야 했다. 2001년 1월, 날씨는 춥지만 활발한 태양의 활동 때문에 단파 밴드 전파상태는 7월의 한여름처럼 뜨거웠던 하루였다.

 

        전파 상태를 예측해 놓은 표를 보면 2001년 올해는 지난해처럼 활발한 태양의 활동으로 인해 전파 상태가 좋을 것이라고 한다. 태양흑점의 지수는 하반기부터 조금씩 완만한 하강을 시작하겠지만 여전히 최고 피크의 좋은 전파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약 단파대 DX교신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바로 안테나와 무전기를 장만해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2-3년 후면 지금 같은 전파 상태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파 상태가 좋고 나쁜 것은 단파대 중에서도 높은 밴드인 28 또는 24 MHz의 전파 상태를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요즘은 거의 매일 오전부터 늦은 오후 시간까지 28 MHz에서 신호를 들을 수 있지만 몇 년이 지나서 태양 활동이 떨어지면 28 MHz 밴드는 종일 아무런 신호도 들리지 않게 된다. 이러한 태양의 활동은 약 11년의 주기로 반복이 된다. 단파대에서 DX교신을 하는데 필요한 장비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단파대를 운용할 수 있는 무전기와 간단한 안테나만 있으면 가능하다. 물론 높은 출력과 이익이 있는 지향성 빔안테나를 높은 타워에 올린다면 더 쉽게 DX교신이 가능하겠지만 조금 빈약한 장비로 DX교신의 묘미를 맛보는 것도 색다를 수 있다.

 

        무전기. 지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떤 무전기(트랜시버)도 단파대를 운용할 수 있다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최신 기종도 좋겠지만 기본적인 기능만 갖추고 있다면 일단 합격. 단 몇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 더 편리하다. 첫째, 가능하면 1980년대 중반 이후에 만들어진 무전기를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 이유는 주파수가 디지털로 표시되기 때문에 초보자가 보기에 쉽고 또한 종단 출력 부분에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밴드를 바꿀 때마다 따로 츄닝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하다. 둘째, 출력은 가능하면 50와트 또는 100와트 정도의 무전기면 좋겠다.

더 이상의 출력이 되면 좋은 면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 불필요한 TVI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5와트나 10와트 같은 저출력으로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 50와트 정도의 출력으로 1-2년 정도 운용 경험을 쌓은 후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초보자에게는 원만한 교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적절한 신호 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DX 파일업 교신 때 필요한 기능으로서 Split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개 리그 패널에 A/B, SPLIT 또는 A=B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넷째, 개인적으로는 1.8 MHz부터 28 MHz까지 커버가 가능하고 10, 18, 24 MHz 교신이 가능한 무전기였으면 한다. 1980년대 이후 제작된 리그라면 대개 이 기능을 만족시킨다.  

 

        안테나. 여유가 되고 사정만 허락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높게, 이익을 가진 지향성 안테나(예; 야기, 큐비컬 쿼드, HB9CV 등)를 장만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하다면 제대로 된 다이폴 또는 버티컬 안테나를 옥상에 설치한다면 그런 대로 만족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힘이 든다면 일단 자동차에 모빌용 안테나를 달아서 사용해 보거나 베란다용 안테나의 설치를 고려해 보자. 이러한 모빌 또는 베란다 안테나로 DX교신이 가능할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금 더 힘이 들지만 DX교신이 가능합니다.

지난 해 2월 28일 28,020 MHz에서 CW교신을 했던 영국의 존(G3ZWF)은 실내에 쳐놓은 G5RV 안테나 (와이어 안테나의 일종, 영국의 G5RV에 의해 개발되어서 햄들 사이에 널리 사용됨. 아쉽게도 개발자 G5RV OM은 지난 해 Silent Key 함)를 사용하고 있었다. 신호는 비록 439 정도 (존의 신호는 549으로 수신됨)였지만 호출부호, 이름, 주소의 교환이 완전하게 이루어졌다. 안테나가 조금 빈약할수록 CW교신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CW교신에서는 미약한 신호로도 서로 의사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기본적인 무전기와 안테나가 갖추어지면 그 다음으로 여러 가지 악세서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적절한 전력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전원부(파워 스플라이)가 필요하겠지요. 저의 경우 정크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전원부(13V, 30A)를 구입했는데 지난 이 년 동안 별 말썽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DX교신에 필요한 필수 악세서리로 헤드폰을 꼭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노이즈가 있는 실내나 사무실에서 미약한 신호를 제대로 수신할 수는 없다.

만약 헤드폰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머리에 잘 맞게 조정해 주어야 한다. 너무 헐렁해서 자꾸 머리에서 내려오거나 또는 너무 빡빡해서 두통을 나게 한다면 장시간 사용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좋은 통신용 헤드폰은 밖으로부터의 잡음을 적절하게 차단은 해주되 또 너무 완벽해서 가족이 부르는 소리와 전화 울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없으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음악을 듣는 Hi-Fi 헤드폰이나 워커맨에 따라 오는 헤드폰은 어떨까? 대개의 가정에서 가지고 있게 때문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러한 헤드폰은 장시간 주로 50-20,000 Hz의 고음질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디자인되어 있다.

아마추어 CW통신에서는 대개 250-1,000 Hz, SSB통신은 300-3,000 Hz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햄용 무전기는 10,000 Hz 이상의 화이트 노이즈를 발생하는데 장시간 이러한 노이즈에 노출되면 머리가 아프고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이때 통신용 헤드폰을 사용하면 조금 덜 피곤하게 장시간 운용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사용하고 있는 무전기 제작사의 통신용 헤드폰을 따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미약한 신호를 잡아내는데 아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교신 잡음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집안의 다른 가족들에게 조용한 생활 여건을 제공해 주고 있다.

 

        CW교신에서 무전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건(Key)의 선택이다. 나의 경우 개국 초기부터 엘렉키(Electronic Keyer)를 구입해서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많은 초보자들이 핸드키로 개국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보자들이 좀 더 쉽게 깨끗한 신호를 만들 수 있는 엘렉키를 개국 초기부터 꼭 권하고 싶다. 취향에 따라 핸드키만을 권할 수도 있겠지만 초보자일수록 부호와 부호, 단어와 단어의 간격이 깨끗한 신호가 재미있는 교신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본이 된다.

자동차에 비유하다면 엘렉키는 자동변속, 핸드키는 수동변속에 해당한다. 초보 운전자일수록 거리의 차량 흐름을 파악하고 안전하고 편한 운전을 하기 위해 자동변속 차량으로 운전하는 것이 좋은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엘렉키의 구입문제이다. 미제, 일제, 영국제, 국산 그리고 국내에서 개인에 의해 소수로 만들어지는 엘렉키가 있는데 어느 것을 구입해도 상관이 없는데 가능하면 주위의 경험이 있는 OM의 조언을 받아서 구입하는 것이 좋고 반드시 두 대 이상의 다른 엘렉키를 비교해 보고 사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미국의 패들키 제작 전문 업체인 Bencher paddle에 MFJ사의 Electronic keyer를 사용하고 있다 (모델 MFJ-422B). 다시 말하면 패들(paddle)은 장단점을 만들어내기 위한 손잡이와 받침대 부분이며 키어(keyer)는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전자적으로 장단점을 자동으로 만드는 부분이다. 엘렉키에는 송신 속도(speed)를 조절할 수 있는 노브와 장단점의 길이(weight)를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있다.

송신 속도는 본인이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곳에 두고 송신하면 된다. 엘렉키 운용의 기본적인 것은 2-3일 정도면 익숙해지고 한 달 정도 사용하고 나면 자기 자신의 손놀림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 Hi Hi. 밖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21 MHz에서 유럽 신호가 들어오는 시간이다. 한 손은 무전기의 메인 다이얼을 조심스레 돌리고 한 손은 엘렉키의 손잡이에 벌써 가있다. "CQ CQ CQ DE HL1AZH … … "

 

(KARL지 200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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