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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는 10월 중순 토요일
오후. 모처럼 한가로움을 맛보며
무전기 앞에 앉았다. 조심스레
다이얼을 돌리며 21 MHz CW밴드를
들어보니 비교적 조용하다. 몇
몇 신호들이 들어왔지만 모두
조금씩 신호가 약하다. 이런 때는
CQ를 내어볼 수 있는 좋은 찬스.
조용해 보이는 21,042 kHz에 다이얼을
맞추고 "QRL?" 하고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무응답. 오 예스. "CQ
CQ CQ DE HL1AZH HL1AZH K"
하고 분당 40부호 정도로 천천히
CQ 콜을 내어 보았다. CQ를 낼
때는 속도를 높여서 낼 이유가
별로 없다.
컨테스트 때나
진국이 나타나면 모를까 천천히
또박또박 누구나 수신할 수 있게
CQ를 내는 것이 다른 국들이 응답해
올 가능성이 높다. 앗! 나를 부르는
신호! "HL1AZH DE BD…"
너무 긴장을 풀고 있어서인지
콜싸인을 끝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QRZ?" "DE BD7CX
BD7CX AR" "R R BD7CX
DE HL1AZH GA OM UR RST 589 589
…" " R DR OM LEE
UR RST 559 55N QTH HUNAN HUNAN
ES NAME ZHANG ZHANG HW? BK"
이렇게 중국의
후난성 후아이후아에 사는 장과의
교신은 10여분 이어졌다. 교신후
QRZ 웹사이트(www.qrz.com)에서
확인해 보니 장은 후난성 중국농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교신 카드를 바로
작성한 후 며칠 뒤에 다른 교신
카드와 함께 연맹에 보내기 위해
순서대로 정리해 두었다. 지도를
펼치고 후난성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 찾아보니 주도는 챵샤이고
서울에서 직선으로 타이완과 비슷한
거리인 중국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과 같은 중국. 2001년 7월 13일,
한밤의 중국은 열기로 들떠있었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베이징으로
확정된 바로 그 순간, 중국 국영
CCTV는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베이징이 호명되는 순간
숨죽이며 발표장면을 기다리던
13억 중국인들의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0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몇 표 차이로 호주 시드니에게
넘기고 눈물을 흘려야했던 몇
년 전이 떠올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국제화·개방화의
길을 걸었던 우리 나라의 경우와
같이 이제 13억의 거대한 중국이
세계 앞에 당당하게 나서게 된
것이다. 이제 2008년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은 덩샤오핑 시대에
싹을 틔운 개혁과 개방의 20년
열매를 따려고 하고 있다. 시장경제라는
엔진을 달고 21세기에 초일류
국가 만들기에 나선 중국, 우리
나라와 이웃한 가까운 나라 중국의
아마추어 무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하여 알아보자.
1949년
중국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이 들어선
후 첫 아마추어 무선국은 1958년
11월 3일 설립된 BY1PK 중국무선운동협회
단체국이다. 이어서 BY8AA (시촨성,
1963년 7월 22일)과 BY1PJ(베이징,
1963년 10월 15일)이 개국하였다.
1966년 문화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중국에는 불과 6개의 단체국 만이
존재했으며 개인국은 허가되지
않았다. 이들 무선국들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었으며 같은
사회주의 국가 무선국과의 교신만이
허가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동안
중국은 서방 세계에게 가장 교신하기
힘든 컨트리로 분류되었던 것이다.
또한 구 소련을
모델로 한 중국은 아마추어 무선을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하였다.
1966년 문화혁명 때 그나마 남아있던
무선국들도 무전기의 스위치를
내려야 했다. 아마추어 무선 세계에서
중국이 사라진 것이다. 중국이
아마추어 무선 세계로 재등장하기까지는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필요했다.
1982년 BY1PK를 필두로 여러 단체국들이
등장하였고 이번에는 사회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상으로
교신을 할 수 허가되었다. 한동안
BY1PK는 서방 세계에서 가장 교신하고
싶어하는 무선국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필자가 개국한 1984년
가을 21 MHz에서 BY1PK의 신호를
듣고 목이 아프게 불러보았지만
교신을 하지 못한 쓰라린 추억을
가지고 있다. 아마 우리 나라와
국교관계가 없어서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과 교신하기
위해서 다시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Hi Hi.
1992년에는
고대하던 개인국이 허가되었는데
그 후로 중국에서의 아마추어
무선국의 숫자는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1990년대 초까지 100여
국에 머물던 무선국은 1992년부터
빠르게 증가하여 지난 해 2,200국을
넘었으며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단체국들은 지방정부에
의해 운용되는데 1998년 5월 16일
처음으로 베이징 DX클럽에 의해
개설된 BY1A는 회원 자체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클럽은 RSGB의
IOTA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중국에서 무선국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연령이 되어야
하는데 햄 자격증은 18세 이상,
SWL 자격증은 16세 이상이 되어야
한다. 시험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매년 일시되는데 SWL도 시험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중국
무선국의 콜싸인을 보고 개인국
또는 단체국인지, 어느 지방에서
나왔는지를 알려면 다음을 참조하면
된다.
Prefix 구분
BA 제1급
개인 무선국 (500와트)
BD 제2급
개인 무선국 (100와트)
BG 제3급
개인 무선국 (10와트)
BI IOTA
무선국
BT 특별국
BY 단체국
BZ 단체국
개인에게 준 콜싸인 (1998년
8월부터는 발행 안함)
지역별로 보면
Suffix 중국지역(성)
AAA-
FZZ Xinjiang
GAA-
LZZ Xizhang
1AAA-1XZZ Beijin
2AAA-2HZZ Heilongjiang
2IAA-2PZZ Jilin
2QAA-2XZZ Liaonin
3AAA-3FZZ Tianjin
3GAA-3LZZ Mengu
3MAA-3RZZ Hebei
3SAA-3XZZ Sanxi
4AAA-4HZZ Shanghai
4IAA-4PZZ Sandong
4QAA-4XZZ Jiangsu
5AAA-5HZZ Zhejiang
5IAA-5PZZ Jiangxi
5QAA-5XZZ Fujian
6AAA-6HZZ Anhui
6IAA-6PZZ Hebei
6QAA-6XZZ Hubei
7AAA-7HZZ Hunan
7IAA-7PZZ Guangdong
7QAA-7XZZ Guangxi
7YAA-7YZZ Hainan
(AS-094)
8AAA-8FZZ Sichuan
8MAA-8RZZ Guizhou
8SAA-8XZZ Yunnan
9AAA-9FZZ Shanxi
9GAA-9LZZ Gansu
9MAA-9RZZ Ninxia
9SAA-9XZZ Qinhai
(사이에 빈
부분은 미정임)
이것을
바탕으로 BD7CX 콜싸인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정보는 BD국이니깐
제2급 개인 무선국에 해당되며,
7CX는 7AAA-7HZZ에 포함되니 후난(Hunan)성에
위치한 무선국인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Prefix BM, BN, BO, BP,
BQ, BU, BV, BW 및 BX는 타이완에
배정되었으며 BV9P와 BQ9P는 Pratas
섬에 배정되었다. 중국무선운동협회에서는
지난 1999년 7월부터 CRSA(0-9)
어워드를 중국지역 번호별로 10장을
모은 사람에게 수여하고 있다.
만약
중국 무선국과 교신 후 교신 카드를
받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나의
경우 대부분 교신 후 연맹을 통해서
중국 무선국에 카드를 보내고
받고 있다. 현재까지 10여 장을
받았는데 대부분 연맹을 통해서
받았고 일부는 중국에서 직접
우편으로 보내온 것도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BD AV 카드는 신쟝지역
우루무치에 사는 티안 후밍이
직접 보내준 카드이다. 티안은
출력 100와트 무전기에 역V자형
다이폴 안테나로 운용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개인국들은 자작한 15-25와트
무전기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거리상으로 가까워 신호는 3.5-28
MHz에서 늘 강력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 깊어 가는 가을 역사와
전설이 살아 있는 중국과의 교신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KARL지 200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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