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13)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R DR LUIS TNX FER FB QSO ES VIVA ARGENTINA IN WORLD CUP 73 LU5FT DE HL1AZH E E" 지난 11월 말 21,020 kHz에서의 아르헨티나 코레아(Correa)에 사는 루이스와의 CW 교신은 이렇게 끝맺음을 하며 마쳤다.

 

        꿈의 대향연! 2002 FIFA 월드컵 축구대회가 우리 나라와 일본의 공동개최로 올해 5월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월 30일 결승전까지 국내 10개 도시와 일본 10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본선에 진출한 32개 국 중 가장 늦게 합류한 국가는 남미의 우루과이(CX)이다. 우루과이 축구팀은 지난 11월 26일 본국에서 열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오세아니아주를 대표해서 올라온 호주(VK)를 맞이하여 어렵게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였다. 우루과이(CX)는 1930년에 열린 첫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남미의 강호이다. 아마추어 무선사 입장에서 보면 호주(VK)가 본선 진출권를 놓치는 바람에 6대륙 중 오세아니아주를 대표할 국가가 빠져 WAC (Worked All Continents Award)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Hi Hi.

 

        우선 우리 나라가 속해져 있는 조를 살펴보자. 우리 나라는 폴란드(SP), 미국(W), 포르투갈(CT)과 함께 D조에 속해 있다. D조 중 가장 강팀은 뭐니뭐니 해도 포르투갈(CT)이다. 포루투갈은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4강에 오르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럽의 강팀이다. 천재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를 주축으로 누누 고메스, 파울레타 등 스타 군단의 화력은 전설의 스트라이커 에우세비오가 활약하던 60년대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포르투갈(CT)은 3위를 차지했던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전에서 북한(P5)에 전반에 3골을 뒤지다 에우세비오가 4골을 터뜨려 5-3으로 역전했던 일화로 국내 팬에게도 낯이 익다. 포르투갈은 본토(CT)와 다른 또 하나의 컨트리를 가지고 있는데 북아프리카 앞 마데이라 제도(CT3)이다. 마데이라 제도(CT3)는 아프리카로 분류되기 때문에 WAC 어워드를 획득할 때 도움이 된다. 현재 푸르투갈은 FIFA 랭킹이 4위이다. 우리 나라와 포르투갈은 예선 마지막 경기로 6월 14일 인천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의 경기를 벌이게 된다.

 

        우리 나라와 첫 예선 경기 (6월 4일, 부산) 상대인 폴란드(SP)는 74년, 82년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유럽 전통의 강호로 명성을 떨쳤으나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에 0-4로 대패한 이후에 한동안 잠잠한 상태이다. 이러한 폴란드를 16년 만에 다시 월드컵으로 본선 무대로 올린 주역은 나이지리아(5N)에서 귀화한 이마누엘 올리사데베. 슬라브 단일 민족인 폴란드의 첫 흑인 축구대표팀 선수로 동유럽 최고의 골잡이로 손꼽힌다. 18세 때 나이지리아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번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도 8경기 중 7골을 낚아 폴란드를 본선으로 이끌었다. 폴란드(SP)는 액티스한 햄들이 많아 21, 28 MHz에서 자주 만날 수 있으며 비교적 QSL카드도 잘 보내주기 때문에 교신할 맛이 난다. 폴란드는 현재 FIFA 랭킹 33위에 올라가 있다.

 

        우리 나라 예선 두 번째 (6월 10일, 대구) 상대인 미국(W)은 일반 축구팬들의 예상과 달리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사 결과 등록 선수가 가장 많은 팀이다. 아마추어 무선국의 수에 있어서도 일본(JA)이 미국(W)보다 숫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적으로 단파대만 놓고 보면 미국이 가장 무선국이 많다. 왜냐하면 일본은 초단파대만 운용하는 무선국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야구의 나라로 알려진 미국은 지금까지 월드컵에 여러 번 출전했지만 상위에 입상한 적은 없다. 하지만 노련한 어니 스튜어트, 코비 존스, 제프 아구스가 이끄는 팀으로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5골을 잡아내 팀내 최대 골을 기록한 스튜어트는 미국의 전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이다. 미국(W)은 공간 상태만 좋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나라 중에 하나이다. 미국은 현재 FIFA 랭킹 20위로 우리 나라 (43위)보다 한참 높다.

 

        2002년 FIFA 월드컵 본선 참여 32개 국가를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이 15개 국가로 가장 많고 (터키 포함), 아프리카 5개 국가, 남미가 5개 국가, 북중미가 3개 국가, 아시아가 4개 국가 등 모두 32개 국가이다. 아마추어 무선사 입장에서 월드컵을 살펴보자. 일단 목표는 새해 1월 1일부터 경기가 끝나는 6월 30일까지 2002 월드컵 본선 참여 국가들과 교신하는 것이라고 세워보자.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해서 주말에 몇 시간 씩 내어서 교신한다면 한 달 안에 대부분의 월드컵 참가 유럽국가들과 교신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첫 주말. 21 또는 28 MHz에 주파수를 맞추고 신호가 잘 들어오는 시간을 택해서 CQ 콜을 내면 유럽의 프랑스(F), 폴란드(SP), 독일(DL), 잉글랜드(G), 스웨덴(SM), 이탈리아(I), 벨기에(ON), 러시아(UA1-3)와는 손쉽게 교신이 될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는 유럽의 몇 개 나라가 있다.

유럽 서쪽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서 자주 들리지는 않는 나라로 스페인(EA)과 포르투갈(CT), 알프스 기슭에 위치한 햇빛의 나라 슬로베니아(S5), 북구의 나라 덴마크(OZ), 녹색의 전원국가인 아일랜드(EI), 발칸반도의 신생 국가 크로아티아(9A),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의 다리 역할을 하는 터키(TA)이다. 개인적으로는 포르투갈(CT), 터키(TA)와 교신한 횟수가 가장 적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만만치가 않다.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운용하는 햄들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도 남아공(ZS)과 튀니지(3V)가 조금 낫다. 남아공과 튀니지는 전세계적인 컨테스트에서 종종 좋은 신호를 들을 수 있다. 문제는 나이지리아(5N), 카메룬(TJ), 세네갈(6W)인데 개인적으로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고는 아직 신호를 들어본 적도 없다. Hi Hi. 남미 5개국 중 아르헨티나(LU)과 브라질(PY)는 제법 신호가 강하게 자주 입감이 되며 교신도 비교적 쉽다. 우루과이(CX)도 끈기 있게 기다리면 몇 달 안에 반드시 교신할 수 있다. 문제는 파라과이(ZP)와 에콰도르(HC). 전파 경로는 우리 나라에서 비교적 좋은데 액티스한 햄들이 적어서 간혹 한동안 신호 듣기가 힘든다.

 

        북중미 5개 국. 미국(W)은 첫 주말이면 교신이 가능하고 그 다음엔 멕시코(XE), 코스타리카(TI). 멕시코(XE)는 쉬운 듯하면서도 마음먹고 교신하려고 하면 손쉽게 만날 수 없는 국가이다. 나도 1년 전에 한번 교신하고 아직 교신카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Hi Hi. 코스타리카(TI)는 멕시코보다 한참 더 힘드는 국이다. 간혹 TI9 코코스 섬에서 운용 중인 신호를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해적국(pirate, 이름을 사칭하고 나오는 가짜국)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4개국. 우리 나라를 제외하고 일본(JA)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냥 CQ 내면 교신할 수 있는 국이고, 중국(BY)도 신경을 조금 써서 밴드와 시간만 잘 맞추면 첫 주에 교신이 가능하고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HZ). 개인적으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할 말은 없지만 그 근처 지역에서 나오는 구 소련 연방 국가들의 신호가 잘 들어오는 것을 보면 나오기만 하면 교신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신호를 잘 들을 수 없다.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국이 운용된다고 한다. HL17FWC (FIFA WORLD CUP 약자) 월드컵 특별무선국은 2002년 1월 1일부터 첫 경기 직전인 5월 30일까지, 대회 기간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중엔 DT#FWC 특별국이 경기장이 위치한 10개 도시에서 운용될 예정이다. 도시별로 가운데 숫자가 지정되는데 서울 DT1FWC, 부산 DT2FWC의 순으로 주어지며 아름다운 도시 서귀포는 DT0FWC이다. 개인국은 특별 콜싸인을 쓸 수 있는데 예를 들면 HL1AZH는 HL17AZH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특별 콜로 전세계에 월드컵 홍보와 더불어 많은 서비스를 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11월, 12월은 북한에서 나온 P5/4L4FN으로 14, 28 MHz가 떠들썩했다. 예고된 대로 UN기구 Food Program 일원으로 근무하는 Ed라는 친구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구두허가를 받고 기기를 가지고 가서 간단한 다이폴 안테나로 11월 초부터 북한에서 운용을 시작한 것이다. 관심의 초점은 국내에서 교신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었다. 일단 14, 28 MHz는 교신불능거리가 있어서 너무 가까이 붙어있는 국내에서는 숏패스가 아닌 롱패스로 지구 한바퀴를 돌고야 교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1월 초부터 국내 DX사이트에도 정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자주 찾는 사이트는 한국DX클럽(www.kdxc.net)과 대구DX클럽(www.tdxc.org)이다. 장비가 뒷받침 되어주지 못해서 게시판에 올라오는 정보들을 재미있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간혹 신호가 가물가물 들어온다는 정보가 11월 하순부터 들어오더니 마침내 11월 27일 우리 나라 동쪽 울릉도에서 첫 북한과의 교신이 이루어졌다. HL5FUA 최종술 님이 그 주인공이다. 최종술OM은 14, 28 MHz 양 밴드에서 우리 나라와 북한 사이의 첫 교신의 테입을 끊었다. 바로 이어서 12월 9일 대구에 계신 DS5RNM 이준하 님과 HL5NBM 김용호 님이 교신에 성공했다는 낭보가 게시판에 올라왔다.

거저 운 좋게 우연히 성공한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전파상태를 매일 점검하고 Ed의 운용시간을 잘 맞춘 끝에 성공한 것이라 더 축하해 줄만 한 성과였다. 지난달엔 YT1AD와 YU7AV에 의한 새로운 무선국이 P5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는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어서 우리 나라 사람에 의한 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원해 본다. "CQ CQ 여기는 P5/HL1AZH P5/HL1AZH 금강산에서 이동운용 중입니다. 듣고 계신 국 있으면 누구나 응답 바랍니다."

 

(KARL지 200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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