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16)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우편함을 열어 보았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신증명카드(QSL카드)가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즐거운 날! 받을 때마다 즐거움을 주는 QSL카드. 간혹 QSL카드를 정리해서 보내는데 시간도 걸리고 힘들지만 받는 즐거움을 위해서 보내길 잘 한 것 같다. 봉투를 들어보니 묵직한 것이 두께 2센티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다른 공과금 청구서와 함께 QSL카드가 든 봉투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봉투에 찍힌 소인을 보니 12월 6일. 오늘이 12월 12일이니 같은 서울에서 6일이나 걸렸다. 요즘 다들 빠른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다 보니 일반 우편은 과거보다 느리게 배달되는 것 같다.

 

        다른 편지를 제쳐두고 QSL카드가 든 봉투부터 열었다. 모든 57장의 QSL카드가 들어있었다. 우선 몇 장의 카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얀 백사장에 야자수가 아름다운 몰디브에서 온 8Q7TX 카드,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섬에서 온 HC8N 카드, 지난해부터 새로운 엔티티(컨트리)로 인정받은 테모투(Temotu)에서 온 H4 RW 카드! 한 장씩 카드를 확인할 때마다 입에선 미소가 저절로 난다. 진국의 경우 QSL 매니저가 있는 때는 연맹을 통해서 QSL카드를 보냈기 때문에 시일이 많이 걸렸지만 마침내 카드들이 도착한 것이다.

몰디브 8Q7TX는 2000년 11월 23일 21MHz에서 교신하고 매니저인 DL5XAT에게 연맹을 통해 보냈는데 약 2년만에 카드를 받았다. 갈라파고스 HC8N의 경우도 2000년 11월 20일 CW로 교신하고 연맹을 통해 2년만에 카드가 왔다. 카드 아래쪽에 TNX QSO/QSL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니 내 카드를 받기는 받았나 보다. Hi Hi.

 

        DX 페디션에서 운용하는 사람과 교신증명카드를 확인하고 보내주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때 진국을 위해서 QSL카드를 발행해 주는 사람을 QSL 매니저라고 부른다. 또한 진국은 아니지만 자기가 속한 나라의 연맹이 QSL카드를 중계해 주는 않는 경우 햄활동이 활발한 다른 나라에 QSL 매니저를 두는 경우도 있다. 구소련에 속했다가 최근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몇몇 나라의 햄들이 이러한 방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연맹을 통해서 매니저에게 보낸다고 100% 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DXCC 어워드를 위해 당신의 카드가 꼭 필요하다고 한 줄 적어서 보내면 절반은 오는 것 같다.

 

        솔로몬 제도에 속해 있다가 새로운 컨트리로 인정받아 유명한 뉴질랜드 햄 ZL1AMO 론에 의해 운용된 테모투 H4 RW는 2001년 3월 28일 교신하고 1년 9개월만에 카드를 받았다. 카드 전면에는 론이 1979년 VR6HI 원정교신 가는 사진과 지난해 H4 RW 운용할 때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소식에 의하면 최근 론이 원정교신 중 위급상황이 발생해서 병원비행기로 긴급후송 되었다고 하는데 빠른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아프리카에서 온 카드도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TU5IJ! 2000년 2월 24일 21MHz에서 SSB로 교신하고 매니저인 I2AOX에게 보냈는데 2년 9개월만에 받아보는 카드라 더욱 기쁘다. 땡큐 매니저 I2AOX! 아프리카와는 교신하기도 힘들지만 더욱이 연맹을 통해 카드를 받을 수 있는 컨트리가 몇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카드는 더 가치가 있다. 눈의 나라 러시아부터 3장의 카드가 왔다. UA3DVW와 RU3AL은 유럽러시아에서, RZ9SM은 시베리아에서 온 것이다. UA3DVW의 경우 28MHz에서 교신하고 2년 9개월만에 도착했는데 QSL TNX!라고 쓴 것을 보면 내 카드를 받고 보내준 것이다.

RZ9SM 블라디미르의 카드는 시베리아 오렌부르그에서 2년만에 도착했다. 리그는 150W 자작 송수신기에 INV-VEE 안테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부터 3장의 카드. 빠른 것은 10개월만에, 늦은 것은 2년 11개월만에 도착. JA3PVV의 카드는 컴퓨터로 칼라인쇄해서 보낸 것이라 인상적이다. JA1GTF 코이치의 카드에는 1961년 1월에 개국해서 41년째 운용중이라고 적혀있다. 카드 뒤 배경에 160WAZ 어워드가 있을 것으로 보아 DX교신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혹시나 해서 보았더니 미토DX클럽 멤버라고 적혀있다.

 

        동말레이지아 9M6AAC는 힐뷰가든 클럽무선국으로 유명한데 28MHz에서 교신하고 2년만에 QSL 매니저 N200를 통해서 도착했고, 카드에는 사바지역 전통 춤 사진이 들어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YB0DX 카드는 꼭 3년만에 도착했다. 역시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안테나가 대단하다. 하이밴드에서는 7엘레먼트 야기안테나를 사용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온 카드 한 장 PR7FB. 8개월만에 도착했다. 14MHz에서 CW로 교신했는데 내 신호가 브라질 북동부 캄피나 그란데에 RST 569으로 수신되었다고 한다.

안테나는 4밴드용 V형 다이폴. 와- 다이폴안테나에 100와트 내 신호가 브라질 북동부에 569까지 들어갔다니 신기하다. 매직! 베트남에서 온 3W2XK 카드. 9개월만에 도착. 직접 운용했던 W9XK 칼이 직접 보내주었기 때문에 일찍 온 것 같다. 전에 베트남으로부터 카드를 받았지만 HL1AZ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DXCC 어워드 신청 때 사용하지 못 했는데 이번 카드로 새로운 컨트리가 하나 더 늘게 되어 기쁘다.

 

        미국으로부터 7장의 카드가 왔다. 동부에서부터 서부까지 고루 있다. 대개 교신 후 8-10개월만에 도착했다. KQ2M의 카드는 2년 8개월만에 도착했는데 역시 TNX QSL라고 해 놓은 것을 보니 내 카드를 받고 보내준 것이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즈스탄 EX8QB로부터 온 카드. 2년 2개월만에 매니저 IK2QPR 파울로를 통해 왔다. 이 친구는 카자흐스탄, 그루지아, 우즈베키스탄, 아르메니아 등 해서 무려 7개국 53개 무선국의 QSL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단다. 이런 친구 덕분에 어려운 지역의 카드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나머지 카드는 모두 유럽에서 도착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8장이 왔다. 빠른 것은 9개월, 늦은 것은 2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래도 이 친구들 카드는 잘 보내 준다. IV3DGY카드는 코믹한 그림이 들어 있어 인상적이다. 전신 키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신 운용을 좋아하는 햄인가 보다. 이탈리아 연맹은 선편으로 QSL카드를 접수하지 않기 때문에 QSL카드 꾸러미를 항공편으로 보낸다고 HL1OYF 김덕남 님이 설명해 주었다. 독일에서도 6장이 왔다. 대부분 2002년 3, 4월 달에 교신하고 7-8개월만에 카드가 왔다. 이 친구들은 참 부지런한 친구들이다. 아마 독일 연맹에서 카드를 자주 교환하기 때문에 빨리 온 것 같다. 프랑스에서는 F5CH 앙리 카드가 유일하다. 2년 걸렸는데 이 친구는 교신할 때마다 꼭 카드를 보내준다.

 

        동유럽 발칸반도의 대국 유고슬라비아에서 7장의 카드가 왔다. 이제 공식 국가명이 유고슬라비아에서 세르비아로 바뀐 것 같은데 아직 카드에는 옛 국가명이 적혀있다. 대부분 2년에서 2년 반정도 걸렸다. 가장 빠른 것이 2001년 10월에 교신한 카드이다. 그래도 약 1년 2개월 걸린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YU7FX의 카드이다. 카드 앞면에 여러 모양의 토기 9점 사진이 있는데 YU7FX 세르게이 자신에 의해 발굴된 고고학 유물이라고 한다. 토기의 모양들이 우리나라 삼국시대 때 만들어진 토기 모양과 비슷하다.

이 친구는 유고슬라비아 DX 클럽의 멤버이기도 하다. 헝가리에서는 HA HW 카드가 유일하다. 7개월만에 도착했다. 이 친구 이름이 라시인데 카드에 보니 HB /HA5RT, JU1HA/JT1X, XU HW, J49HW 등 다양한 DX 페디션 운용자이기도 하다. 어워드라는 어워드는 대부분 받아 본 것 같다.

 

        스웨덴에서는 3장의 카드가 왔다. 2장은 2년, 한 장은 3년만에 도착했다. 아마 내 카드를 받고 보낸 것 같다. SM4WAW는 오래된 켄우드 TS-510 리그에 자작 GP 안테나를 사용한다고 한다. 핀랜드에서 2장, 벨기에에서 3장의 카드를 받았는데 9개월에서 1년 반정도 걸렸다. 특히 OQ6AA 카드에는 새로 태어난 벨기에 공주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들어있어서 이채롭다. 영국에서는 3장의 카드. 빠른 것이 8개월, 늦은 것은 2년만에 왔다. G3GUR 영국 웨스트 석세스의 존은 첫 대한민국과의 교신이라고 하며 꼭 카드를 보내달라고 한다.

자작 실내안테나와 오래된 스트레이트 키를 사용한다고 한다. 실내안테나로 영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교신이 이뤄졌으니 어찌 아니 기쁘겠는가. 이제 200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꼭 P5에서 우리나라 말로 교신이 이루어지는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KARL지 200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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