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20)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어서 들어오게. 밖의 날씨가 매우 춥지?" "12월 들어 꽤 추워졌군. 그 동안 잘 지냈나?"

"먼저 이번 가을에 실시된 전신급 시험에 합격한 것을 축하 하네" "모두 자네가 많이 도와준 덕분이라네. 고맙네. 송신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수신 시험 때 3분간은 제 정신이 아니었지" "하하하 그렇게 되었군. 자네가 열심히 연습한 노력 결과라네. 그래 자격증은 받았나?" "전신급 자격증도 받았고 전신을 운용할 수 있게 변경허가까지 바로 받아놓았지" "그래 잘 되었네.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떤가?" "지난 1년간 7과 21 MHz에서 SSB를 사용해서 국내와 일본에 있는 무선국들과 교신 경험을 쌓았다네.

그리고 간간이 상태가 좋을 때 유럽과 미국도 십 여 국 교신했지. 하지만 아직 DX 교신은 익숙하지 않아" "그만하면 충분하네. 안테나는 마련되었나?" "안테나는 새로 구입을 했네. 멀티 다이폴 안테나인데 3.5, 7, 21, 28 MHz를 운용할 수 있고 지상고는 약 12미터 정도 된다네.  4층 건물 옥상과 맞은 편 건물 옥상까지 연결해 놓았다네. 조금 아쉬운 것은 24 MHz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것인지"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앞으로 몇 년간은 하이 밴드 쪽 전파상태가 썩 좋을 것 같지 않네. 그러니 차라리 로우 밴드인 3.5와 7 MHz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런데 전신을 운용하기 위해 더 갖추어야 할 것은 없을까?" "두 가지를 더 갖출 수 있다면 운용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네. 첫 번째는 패들(엘렉 키)을 구입하면 큰 도움이 되고, 두 번째는 약한 신호도 들을 수 있게 헤드폰을 구입하면 좋겠어" "헤드폰은 지난 해 무전기 구입하면서 함께 산 것이 있다네. 작은 헤드폰인데 괜찮을까?" "귀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것이라면 더 좋겠지만 일단은 작은 헤드폰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네.

특히 다른 가족들이 자는 늦은 저녁시간 운용 때는 꼭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 "전건은 어떤 것이 좋을까?" "다른 나라에서는 61%의 햄들이 패들(paddle)을 사용한 엘렉 키를, 24%는 핸드 키를 이용하며, 8%는 버그 키를, 나머지는 키보드를 사용한 컴퓨터를 이용해 전신 교신을 하고 있다네. 초보자의 경우 정확한 부호 송신과 오래 운용해도 손이 아프지 않은 엘렉 키를 이용하면 좋을 것이네. 특히 자네 무전기가 TS-570S로 엘렉 키어가  내장되어 있으니 간단하게 패들만 구입해서 연결하면 해결되지" "그렇군. 다음 달 보너스 받으면 좋은 패들을 하나 구입해야겠군. 일단은 시험 보기 위해 연습했던 핸드 키로 CQ를 내고 싶어. 아직 첫 전신 교신을 하지 못 해 손이 건질건질해" "하하하 그 마음을 이해하고 말고"

 

"그래 전신 교신을 수신해 보았나?" "아직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 했어. 그런데 어떻게 전신 교신을 수신해 보면 좋을까" "일단 전신음에 익숙해져야 하지. SSB의 경우도 비슷하지만 처음 교신을 들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 혼신이 없는 깨끗한 주파수를 찾아 천천히 송신하는 국을 찾아서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보면 도움이 되지. 실전만한 연습이 없다고 생각해" "며칠 전부터 헤드폰을 씌고 수신해 보았지.

주파수는 주로 7,015에서부터 7,030 kHz 사이에서 천천히 송신하는 국들을 듣고 있지. 처음에는 한 부호도 도무지 들을 수 없다가 조금 지나고 나니 어떤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하는 부호를 이해할 수 있었지" "그것이 어떤 부호이지?" "바로 CQ 내는 신호이지. 다디다디 다다디다 (-·-· --·-) 일정하게 반복되기 때문에 다른 것은 몰라도 아하 CQ를 내고 있구나 하는 것은 알게 되었지" "그렇다면 이제 전신 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길목에 있군. 자 그럼 방으로 옮겨가서 실제 전신 교신을 한번 들어볼까?" "좋구 말구"

 

"자 어디 한번 들어보자. 마침 CQ를 내는 국이 있구먼. 송신 속도도 약 35부호 정도로 적당하고 부호도 비교적 정확하군" "그런데 CQ를 내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한가?" "그럼. CQ란 원래 'Come Quickly'라는 뜻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Seek You'처럼 당신을 찾고 있다는 의미이지. 그리고 이 친구는 CQ를 제대로 내고 있구먼. 어떤 친구는 두 글자를 붙여서 'CQ'라고 송신하지만 원래는 두 글자를 따로 띄어서 'C Q' 보내는 것이 원칙이지.

그런데 이 친구는 한 가지 실수를 하고 있군" "나는 잘 알 수가 없는데 그것이 무엇이지?" "이 친구 CQ는 여러 번 반복했지만 호출부호를 아직 한번도 보내지 않았지" "정말 그렇군!" "어떤 친구들은 호출부호를 보내기 전에 CQ를 12-15번 심지어 20번 씩 보내기도 하지.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다리는 사람은 지루하게 되지. 적당한 것은 바로 3 x 3 방법이지. 즉 CQ 3번에 호출부호 3번을 보내는 방법이지. 그 정도 시간이면 자네 호출부호를 충분히 확인하고 응답할 여유 시간이 되지" "자네 말이 일리가 있군.

어떤 경우엔 CQ만 계속 내기에 지쳐서 다이얼을 돌린 경우도 있고 또 다른 경우엔 호출부호를 한번만 보내서 제대로 확인을 할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지" "바로 그것이지. 그리고 초보자의 경우 CQ는 가능하면 정확하고 자기가 충분히 수신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자 그럼 계속해서 수신해 볼까?" "좋지. 흥미롭군" "이 신호를 잘 들어봐. 신호는 599으로 깨끗하게 들어오네"

 

"CQ CQ CQ DE JR8THP JR8THP JR8THP K" "흠- CQ와 DE는 수신 가능한데 뒤쪽 호출부호는 J까지만 수신이 할 수 있네" "그렇지 CQ는 수십 번 들어서 구별이 가고 DE는 특징이 있어 쉽지. DE는 어디로부터라는 뜻의 from에서 나왔지.  DE는 호출부호 앞에 보내는데 DE가 나오면 신경을 조금 집중해서 들을 필요가 있지" "마지막에 나오는 K는 무슨 뜻인지?" "마지막 K는 SSB에서의 'Go ahead'와 비슷하지.

그리고 K는 어떤 국이 응답해도 괜찮다는 뜻도 되지. 교신 중에는 K보다는 KN을 사용하지. 즉 현재 교신 중이며 상대국만 응답하라는 뜻이지. 이 KN은 '-·--·'처럼 한 부호로 연이어 보내야 하지" "흠- 자네가 설명해주니 쉽게 이해가 가는군. 즉 K는 CQ 낼 때 사용하고 교신중일 땐 마지막에 KN을 보내라는 것이지" "여전히 응답하는 국이 없군. 내가 응답해 볼까" "JH8THP DE HL1AZH HL1AZH K" "R HL1AZH DE JH8THP GA DR OM TNX FER UR CALL BT UR RST 599 5NN FB BT MY NAME IS EIKO EIKO ES QTH IS HOKKAIDO HOKKAIDO HW COPI? HL1AZH DE JH8THP KN" "R GA DR EIKO …"

 

"이야 자네 교신하는 것을 보니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구먼" "하하하 나야 벌써 4년째 전신 교신을 했으니… 자네도 한 3개월 쯤 지나면 제법 폼 나는 교신을 할 수 있을거야" "자네 교신 중 BT와 ES는 어떤 뜻이지?" " 잘 들었군. BT는 교신 중 문장을 바꿀 때 사용하지.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면 문장 구별이 가능해서 깔끔한 교신이 되지.

그리고 ES는 And와 같은 의미이지" "정말 오늘 많은 것을 배웠네" "그리고 이 전신 용어 약어 리스트를 가지고 가서 밑줄 친 것은 익히게" "약 삼 십 개 정도 되는군" "그것만 익히면 위의 문장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네" "이 정도라면 하루 저녁이면 충분하겠군. 오늘은 연속극 보는 대신 이것을 외워야겠네" "다 익히고 찾아오면 다시 설명해 주지" "그래. 정말 고맙네. 며칠 후에 또 오도록 하지. 73!" "그래 나도 73!" (전신 약호와 Q 부호는  -> TECHNICAL -> Q 부호와 전신 약호 참조 바람)

 

11월부터 아프리카 유로파 섬에서 TO4E DX 페디션이 떴다. 올 뉴 원! DX 클러스트를 매 시간 쳐다보며 교신 가능한 주파수를 점검했다. 벌써 국내 DX 동호회 홈페이지 여기저기해서 무용담과 실패담이 쏟아져 들어왔다. 직접 교신보다도 어떻게 TO4E를 생포했는가 하는 무용담을 읽어 보는 것이 더 짜릿했다. 중부지방보단 광양과 진해 같은 남해안 쪽이 훨씬 수신이 잘 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짐을 싸서 남해안으로 QSY할까보다.

DX 클러스터에 나오는 주파수로 수신해 보니 내 다이폴 안테나에는 정말 가물가물. 잘 해야 339-449 정도. 겨우 신호가 있구나하는 수준. 또한 유럽과 가까워서 그런지 엄청난 유럽의 파일 업을 뚫고 교신하기란 무리였다. 기회는 기다리면 또 오는 것. 잠시 날개를 접기로 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12월 초 T30Z, T30M을 15, 20미터 두 밴드에서 전건을 두들겨 45분 만에 생포! 모처럼 West Kiribati에서 나온 뉴 원을 하나 건져 얼굴에 미소가 가득! 여러분 모두 활기 찬 새해 2004년이 되길 바랍니다.

 

(KARL지 200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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