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21)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HL1AZH의 교신일지 21

눈이 오는 것과 전파 상태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모처럼 눈이 내리는 1월의 토요일 오전. 리그 스위치를 넣고 전 주파수대를 쭉 살펴보았다. 보통 주말 때 같으면 많은 신호가 들어오는데 오늘 따라 대부분 주파수대가 조용하다. 조용하다는 표현보다는 공전(QRN, 자연적 발생의 잡음)이 심해서 찌찍 찌찍하는 소리 때문에 수신하기가 어려웠다.
7 MHz는 국내와 JA 신호는 그런대로 수신할 수 있었지만 QRN이 조금 심했다. 10MHz는 주말이라 10,125kHz 부근에 몇 몇 JA국들이 래그 츄우를 즐기고 있었다. 14MHz는 역시 JA 신호가 그런대로 들어왔고 21MHz는 눈이 와서 그런지 공전이 심했다. 정말 조용하다. 안테나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21,000kHz에서부터 다이얼을 천천히 돌리며 21,060kHz까지 확인해 보았으나 신호 하나 들을 수 없었다. 다시 천천히 내려가며 수신해 보았다. 아- 신호가 있다! 21,024kHz에서 또렷한 CQ 내는 신호. UA FAI. 러시아 사할린 섬에 사는 진(Gene).
직선거리로 서울에서 1,700km! 반가운 마음에 간단하게 599 신호 리포트, 이름, QTH 그리고 새해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오전 교신은 겨우 1국, 점심 먹고 14MHz에서 조용해 보는 14,021kHz에서 CQ를 내었다. 의외로 강한 신호가 들어왔다.
"HL1AZH DE JA3WU JA3WU K" 코베에 사는 요시(Yoshi)가 불러왔다. 신호는 599. 날씨 정보를 교환하고 리그를 물어보니 150W에 GP 안테나를 사용한다고 한다. 2자리 호출부호라 나이와 햄 경력을 물어보니 "AM 73 YRS ES QRV FOR 48 YRS" 이라 한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요시는 1956년에 개국해서 거의 반세기 동안 햄생활을 즐긴 것이다. 73세 나이를 감안하면 손끝으로 전해 오는 CW 부호는 섬세하였다.
규칙적인 CW교신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니 하니 앞으로도 좋은 신호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JA3WU와의 교신을 마치자 삿포로에 사는 JG8SOX가 불러왔다. 신호는 599+. 리그를 물어보니 100W에 4소자 Yagi! 왜 신호가 좋은지 알 것 같다.
이렇게 눈 오는 날 주말 교신은 UA와 JA 몇 국을 교신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인터넷 DX 클러스터를 보니 로우 밴드도 눈이 와서 그런지 공전(QRN)이 심하다고 한다. 눈과 전파상태,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2004년 1월 교신 기록을 보니 그래도 지난 12월보다는 전파상태가 조금 나은 것 같다. 재미있게도 1월 12일에는 5분 간격으로 인도네시아 2국과 21MHz에서 교신하였다. YC1UM과 YC2VVO. 두 국 모두 신호는 559-579로 잘 수신되었다. 21MHz CW에서 흔하지 않은 인도네시아 국들이라 기억에 남는다.
1월 교신의 백미는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YA8G와의 교신! 1월 9일 오후 4시 20분 경 DX 클러스터에 YA8G가 올라왔다. 바로 리그 앞으로 가서 18,073kHz를 들어보니 신호가 있었다. 신호는 569 정도. 충분히 교신이 가능할 것 같았다. 우선 많은 국들이 호출하는 18,075kHz에서 몇 번 불렀다.
응답하는 국들의 주파수를 확인해 보니 18,073.6kHz, 그래서 그 주파수로 다시 호출. 결국 3번 만에 픽업되었다. "HL1AZH 5NN BK" "R R DE HL1AZH 5NN TU" 야호! 뉴 원! 잊기 전에 교신시간과 주파수를 교신일지에 적어 놓았다.

 

공식 명칭은 아프가니스탄 공화국(Republic of Afghanistan). 파키스탄(AP)과 이란(EP) 사이에 위치한 내륙국가로 191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나라.
면적은 남북한 면적의 3배 정도, 인구는 2,861만 명. 수도는 카불(Kabul)이며 공용어는 파쉬툰어, 다리어 등 사용. 1973년 회교원리주의자인 탈레반 정권들 들어서고 80년대엔 소련의 침공이 있었음. 9.11 테러 이후 시작된 미국의 보복 전쟁으로 탈레반 정권이 붕괴하고 현재는 임시정부가 세워짐.
1970년 대 초 잠시 YA1RG 볼프강이 중심이 되어 낙타운전사 라디오클럽(Camel Drivers Radio Club)이 활동하며 명맥을 유지했으나 1973년 8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자 모든 햄활동은 금지되었고 2002년 유엔 UNHCR 멤버들이 YA5T로 다시 나올 때까지 오랫동안 전 세계 햄들이 기다려야 했다.
YA8G는 LA5IIA 죠니(Johnny)에 의해 지난 12월부터 운용 중이다. 현재 YA8G는 R8 버티컬 안테나와 100W로 운용 중인데 비교적 가까워서 그런지 신호는 좋고 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 자주 나온다. 바쁜 가운데 운용을 해 준 죠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어서 들어오게. 그래 몇 주 동안 CW교신 연습은 좀 하였는가?" "자네가 가르쳐 준 대로 연습을 했지" "그래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또 다른 것을 가르쳐 주지" "그렇게 해주면 고맙지" "일단 CW교신에 꼭 필요한 진행 부호와 전신 약어는 알고 있겠지?" "그럼. 진행 부호로는 CQ, DE, K, KN를 배웠고, 전신 약어는 대충 다 외워다네" "실제 CQ를 내거나 CQ에 응답하게 되는 경우 호출부호를 수신하고 나면 다른 내용은 수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네.
이 경우 'QRS'를 치게. 더 정중하게 'PSE QRS'하고 치면 대개는 자네가 충분히 수신할 수 있게 느린 속도로 송신하지. CW교신이 재미있으려면 본인이 여유 있게 수신할 수 있어야 하지" "그것은 맞네. 너무 빨리 타전하는 경우 진땀이나 어디 숨고 싶다네"
"그러니 자네가 CQ를 낼 때도 가능하면 수신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CQ를 내는 것이 좋지. 대부분의 사람은 CQ내는 속도에 맞추어 응답하지"

 

"알겠네. 좋은 점을 배웠네. 그런데 만약 내가 수신할 수 있는 능력보다 빠른 CQ에는 응답을 해야 하나?" "그 경우에는 자네가 수신할 수 있는 속도로 응답을 하면 대개 속도를 낮추어 응답해 줄 것이네. 하지만 컨테스트나 파일업 때는 너무 기대하지 말게.
많은 국을 짧은 시간에 교신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기 속도대로 교신하지" "참 그리고 RST 보낼 때 5NN 라고 보내는 국이 있는데 5NN은 무슨 뜻인가?" "자네가 들은 N는 숫자 9의 축약형이네.
주로 컨테스트나 파일업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숫자 9 대신 N(-·)을 보내지. 다른 숫자보다 특히 9와 0을 보낼 때 많이 사용하지. 숫자 0 대신 T를 보내는데 예를 들면 MY RIG POWER 1TT WATT 할 때 사용하지"
"재미있군. CW 운용자들은 시간을 무척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들 같군" "그래서 CW를 운용하는 사람과 교신하면 짧은 시간에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교신할 수 있지"

 

"참 모든 경우에 전신 약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나?" "그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 내 경우 가능하면 약어를 적게 사용하려고 하지. 가령 예를 들면 신호가 좋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약어를 적게 사용하고 자주 만나거나 서로 전신 약어에 익숙한 경우에는 적절하게 사용하면 교신이 더 재미있게 되지. 교신을 직접 들어 볼까?"
"그것이 좋겠네" "어디 21MHz를 들어 볼까?"  "… UR RST 599 5NN FB BT NAME IS ALEX ALEX ES QTH OMSK OMSK BT MY RIG IS 1TT WATT ES ANT IS DIPOLE BT TNX QSO ES 73 …" "어때. 대부분의 CW교신을 들어 보면 신호 리포트, 이름, QTH 정도를 교환하지.
어쩌다 날씨, 리그, 안테나를 물어 볼 때도 있고, 그런 다음 대개 73 하지" "글쎄. 더 많은 국을 짧은 시간에 교신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만약 공동의 화제를 찾을 수 있다면 더 재미있는 교신이 되겠지. 하지만 이런 고무도장(rubber stamp) 같은 교신도 도움이 되지.
요즘도 자네는 RST를 따로 종이에 적는가?" "아니 최소한 이제 모든 글자를 종이에 적지는 않아. 왜냐하면 UR RST 다음에 신호 리포트가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숫자만 받아 적어 놓지"
"바로 그것이지. 이제 자네는 경험을 통해 UR RST를 한 단어로 인식하게 된 거야. 같은 원리로 NAME이나 QTH도 나중엔 한 단어로 들리지" "아하. 반복학습의 원리구먼. 난 집에 가서 CQ를 내고 싶네. 그럼 …"

 

얼마 후 친구가 21MHz에서 CQ를 내는 신호. 느리지만 깨끗하고 정확한 부호와 간격으로 …, 몇 번의 CQ 끝에 응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 DE IV3IHF IV3IHF K" 이제 또 한사람이 CW의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일부 원인은 내가 제공한 것 같다. 용서해 다오. 친구여.

 

(KARL지 200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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