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23)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지난 주말동안 울산과 부산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모처럼 큰 눈이 내렸다. 눈이 귀한 지역이라 그런지 교통대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눈 오는 것과 전파 상태는 어떤 관계일까? 눈이 자주 오는 울릉도에서 오랫동안 운용해 온 HL5FUA님의 경험에 의하면 눈이 거치고 난 다음날 신호가 좋았다고 한다. 즉 금요일 눈이 오고 그치면 그 다음날인 토요일 신호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관심있게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모처럼 무선기 앞에 앉아 튜닝을 해 보았다. 지난 해 늦가을부터 1월 현재까지 하이밴드 상태가 썩 좋지 않다. 특히 24와 28MHz에서 거의 신호가 들리지 않는다. 세계적인 컨테스트가 열릴 때 잠시 신호가 들리지만 몇 년 전처럼 규칙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전파 상태가 좋았던 때(2000년-2002년)와 비교하면 24, 28MHz가 잘 열리지 않고 열린다 하더라도 신호가 약하다. 상태가 좋았던 시기에는 7MHz용 다이폴 안테나를 튜너로 조정해서 24MHz에서 CQ를 내면 유럽국들이 줄을 이어서 나와 파일업을 받곤 했다. Hi Hi.

 

요즘 21MHz는 이른 오전 시간과 오후 3시경부터 DX가 열리지만 오후 6시 경부터 신호가 나빠지기 때문에 유럽 깊숙한 곳, 즉 서유럽 쪽과의 교신이 어렵다. 영국(G)이나 스페인(EA)과 교신해 본 지가 몇 달 된 것 같다. 하지만 로우밴드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3,5와 7 MHz는 요즘이 전성기이다. 오후 5시 경이 되면 가까운 국내신호가 약해지면서 멀리 북미, 남미, 남태평양 신호가 들어오고 밤이 깊어 갈수록 유럽국들이 새벽까지 들어온다. 신호는 다이폴 안테나에 54 또는 56 정도이지만 옆 주파수의 혼신만 없다면 교신할 만하다. 며칠 전 오후 6시경 7,025kHz에서 CQ를 내었더니 캘리포니아 fp이크우드에 사는 W6VK가 응답해 왔다. 그의 신호는 449, 내 신호는 559이라고 한다.

 

앞으로 전파 상태는 어떻게 될까? 요즘 단파대를 개국하신 회원들은 21과 28MHz가 언제 신호가 들리는지 궁금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요즘 같으면 3.5와 7MHz 이외에 교신할 밴드가 없다. 태양 연구하는 과학자의 의견에 의하면 태양흑점지수가 2005년 올해도 계속 감소하다가 빠르면 내년(2006년) 하반기, 즉 11 또는 12월경에 최저치에 도달할 것이라 한다. 내년까지만 지나고 나면 2007년부터는 전파상태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한다. 하지만 태양활동이 저조할 때도 로우밴드는 살아있다. 살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하이밴드를 보완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다. 최근 몇몇 활동적인 국내 무선국이 나오고 있는 1.8MHz, 저녁시간 국내교신과 DX교신이 가능한 3.5와 3.8MHz, 낮 동안 국내교신과 밤 동안 전세계 교신이 가능한 7MHz, 그리고 밤, 낮 없이 교신이 가능한 미개척 주파수인 10.1MHz를 올해 도전해 보면 어떨까?

 

오후 5시 10분 무선기 앞에 앉아 스위치를 올리고 다이얼을 21,000kHz에 맞추었다. 쏴아-하는 소리와 함께 노이즈가 깔리며 신호가 조금씩 들어왔다. 아래 주파수부터 하나씩 신호를 확인하며 올라갔다. 오- 신호가 있군! 21,012kHz, 동남아 베트남에서 나오는 XV2J 신호는 559 정도. 며칠 전에 교신한 국, 그래서 통과. 21,028kHz에서 들리는 깨끗한 신호, 확인해 보니 RA3BK. 러시아 모스크바의 유리. 신호는 569정도로 수신하기 쉬운 신호. 짧게 응답을 했다. "R TNX DR LEE BK UR RST ALSO 569 569 NAME YURI YURI ES QTH MOSCOW MOSCOW BK WX HR CLOUDY ES TEMP 0C 0C ES VY WARM HW? BK" 늘 추운 1월의 모스크바 기온이 0도라고 하니 이상 기온인 것 같다.

 

5분간의 교신을 마치니 다른 국이 불러온다. "UP UP 2 BK"라고 타전하고 주파수를 2kHz 올렸다. "QRZ? DE HL1AZH HL1AZH K" "HL1AZH DE SP7ENU SP7ENU K" 모처럼 폴란드에서의 호출이다. 앗싸! 이것이 왠 떡. "NAME IS JAN JAN ES QTH LODZ LODZ HW? BK" 이렇게 잔과 이름과 위치를 교환할 때 또 다른 국이 불러온다. 그래서 잔과의 교신을 빨리 마무리하고 QRZ? 하니 OK1SX가 불러온다. 신호는 539. 중부 유럽 체크공화국에 사는 밀란이 호출해 온 것이다. 오늘은 상태가 좋은 것 같군. 그렇다면 몇 국 더 해볼까. 이름과 위치를 교환하고 나니 RU1AQ가 불러온다. 전에 한번 교신한 적이 있는 러시아 페테스부르크에 사는 블라드, 그의 신호는 산뜻한 549. 이름을 교환하고 나니 또 다른 국이 불러온다. 이번에는 OK1TFH 체크공화국 수도 프라하에 사는 이반, 신호는 깨끗한 569. 신호가 좋기 때문에 한 숨 돌리고 나니 UR5QDH가 불러온다. 신호리포트를 559 주고 569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에 사는 또 다른 블라드. 연이어 옆에서 어떤 DX국이 나왔나 기웃기웃하던 EW8AO가 불러왔다. 신호는 559. 이 친구는 자주 나오는 친구라 몇 번 교신한 적이 있다.

 

교신을 마칠 무렵 유럽에서 들어오는 신호가 조금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다. EW8AO 아래에서 계속해서 자기 호출부호를 타전하는 국이 있는데 신호가 약해 몇 번이나 "QRZ AGN" 하고 타전하니 OM1ADM이 응답해 왔다. 신호는 439 또는 539 정도.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사는 마리안. 교신을 마치고 나니 오후5시 45분이 되었다. 주파수에서 신호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일단 8국과 교신했기 때문에 만족한 마음으로 스위치를 내렸다. 모처럼 받아보는 파일업과 몇 주 만에 교신해 보는 중부 유럽의 국들로 기분이 좋았다. 잊기 전에 교신일지를 정리하고 교신카드를 작성했다. 비록 새해가 한 주일 정도 지났지만 QSL카드 한쪽에 "HAPPY NEW YEAR 2005 TO U & UR FAMILY!"라고 적어 놓았다.

 

지난 11월 말 21MHz를 수신하다 10.1MHz 밴드로 내려왔다. 습관적으로 10,130kHz부터 시작해서 확인해보니 10,128kHz에서 CQ를 내는 신호가 있었다. 신호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579 정도. 앗! 호출부호가 JA1AA! 가끔 아마추어 무선 잡지에서 보던 호출부호. 일단 떨리는 손으로 응답했다. "JA1AA DE HL1AZH HL1AZH K" "HL1AZH DE JA1AA TKS FER UR CALL ES UR RST 599 599 FB BK QTH IS TOKYO TOKYO ES NAME IS HISAO HISAO HW? BK" 이렇게 시작한 교신은 날씨, 안테나, 출력, 나이 등을 교환하고 교신을 마쳤다. 나이에 비해서 깨끗한 부호와 간격으로 수신하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무선기 출력이 1와트라고 하니 일반적으로 내가 사용하니 출력이 100와트이니 그것의 100분의 1이 아닌가? 나의 신호는 599, 그의 신호는 579, S미터로 두 눈금 차이이지만 교신하는 데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 다음 날 QRZ.COM에서 그의 주소를 찾아 우편으로 편지와 동봉해서 교신카드를 발송했다.  보름 정도 기다리니 기다리던 편지가 왔다. 두 장이 들었는데 한 장은 QSL카드이고 다른 한 장은 본인의 안테나 사진이다. 우선 10.1MHz밴드용 안테나는 25미터 높이의 2소자의 새로 만든 CUBICAL QUAD 안테나라고 한다. 또한 이 안테나는 1.8에서부터 50MHz까지 1소자 안테나로 겸해서 사용한다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QSL카드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적어 놓았다. 내가 31,976번째 교신이며 20살이던 1938년에 개국해서(J2IB) 계속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나이가 86세라 한다. 그는 특히 저출력 교신에 관심이 많고 현재까지 저출력으로 교신한 기록을 살펴보니, 첫 번째로 0.005와트(5mW)로 28MHz에서 6대륙을 교신해서 어워드를 받았고, 두 번째로 0.001와트(1mW)로 7MHz 로터리 다이폴 안테나로 전일본지역 교신어워드를 받았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현재 0.0005와트(500 W) 10MHz 리그를 준비해서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 연세가 되도록 꾸준하게 운용하는 모습이 부럽고 또한 실험정신을 가지고 500마이크로 와트 리그를 만들어 교신에 도전하는 모습에 부럽다. 올 한해도 여러 OT(Old Timer)분들의 신호를 자주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KARL지 200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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