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1AZH의 교신일지 (28)

                             이은주 (HL1AZH  ejlee@plaza.snu.ac.kr)

 

 

 

 

 "UN6LN DE HL1AZH HL1AZH K" "HL1TZH ?" "DE HL1AZH AZH HL1AZH K" "R HL1AZH DE UN6LN GA UR RST 559 559 NAME VLAD …" 2005년이 며칠 남지 않은 12월 하순. 밖에는 아침에 내린 눈이 쌓여 있고 세찬 바람과 함께 날씨가 꽤 추워졌다. 2006년 말 또는 2007년 초로 예상되는 태양흑점지수 최저기를 향해 가면서 하이 밴드에서는 DX 신호 듣기가 점점 어렵다. 그래서 해가 지고 나면 신호가 좋은 로우 밴드 쪽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늦은 저녁을 먹고 다른 일을 하다 무전기의 스위치를 넣은 시간은 저녁 8시 50분. 혹시나 하며 21과 18MHz를 들어보니 들리는 것이 없다. 14MHz의 상태는 조금 낫지만 들리는 신호 역시 미약하다. 10MHz는 들릴 것 같은데 운영하는 국이 적어 들리는 것이 없다. 7MHz에 가서 7,000kHz부터 하나씩 확인하며 올라오다 7,007kHz에서 CQ 내는 신호가 있어 들어보니 UN6LN. 신호는 579으로 잘 들어왔다. 이름과 위치를 교환하고 "MERRY XMAS ES HAPPY NEW YEAR 2006" 인사하고 헤어졌다.

 

1990년대 초까지는 구 소련의 한 연방국가로 중앙아시아의 변방 국가였지만 독립과 더불어 큰 유전이 카스피해 연안에서 최근 연이어 발견되면서 신흥 석유 부국으로 떠오는 카자흐스탄(UN). 추정 매장량 600억 배럴인 카샤간 유전은 지난 30년간 발견된 유전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 석유의 보고 카스피해. 카자흐스탄과 이란, 러시아 등 5개국으로 둘러싸인 이 육지 속의 바다에 무려 2,700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 있다. 우리나라가 수 백 년 동안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이러한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좋은 신호로 나오는 카자흐스탄 무선국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수도를 알마아타(또는 알마티)에서 국토 중앙에 위치한 신행정수도인 아스타나로 옮겼다.

 

재미있는 소식은 국내 모 건설업체가 아스타나 중심지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스타나에 3,000여 가구 분양을 위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3,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려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직접 한국 아파트처럼 지으라고 현지 업체에게 지시까지 했다고 하니 처음 보는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한국풍 아파트를 카자흐스탄인들은 신기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12월 10일 토요일 오후. 오늘은 10미터 컨테스트가 있는 날. 잔뜩 기대하고 28MHz를 들어 보았다. 보통 때는 조용해 보이는 밴드이지만 매년 12월 둘째 주에 열리는 컨테스트 때는 많은 주파수에서 강한 신호를 들을 수 있었다. 시계를 보니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 서서히 러시아로부터 중앙아시아가 들어올 시간. 28,000kHz에서부터 28,016kHz까지는 아무 신호도 들리지 않았다. "CQ TEST DE RA AA TEST K" 시베리아의 아친스크에서 10미터 컨테스트에 참석하는 국이 579 신호로 콜링을 하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충분히 599으로 입감해야 하는데 태양활동 최저기라 그런지 신호가 조금 약했다. 일단 켄테스트 규정대로 "R 5NN   1" 교환하고 교신을 마쳤다.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CW 주파수대를 살펴보았지만 다이폴 안테나로 교신할 만한 좋은 신호로 나오는 국들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아쉽지만 올해 10미터 컨테스트는 한 국으로 마무리를 했다. 몇 년 후 전파상태가 좋아지면 더 많은 국들이 나올 것이다.

아쉬움에 21MHz로 내려가니 21,028kHz에서 CQ를 내는 신호가 있었다. "CQ CQ DE YC1KAF YC1KAF K" 아 모처럼 들어보는 인도네시아 신호였다. "R HL1AZH DE YC1KAF TNX FER CALL ES UR RST 579 579 ES NAME TER TER QTH BANDUNG BANDUNG …. 인도네시아 반둥에 사는 테르였다. 신호는 579으로 꽤 좋았다. 다른 신호도 별로 없었기에 시간을 가지고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웠다. 서울은 눈이 왔고 영하의 날씨로 춥다니 하니 인도네시아는 지금 무더운 날씨라 한다. 테르와의 따뜻한 교신으로 잠시 움추렸던 어깨를 펼 수 있었다.

 

내친 김에 10MHz로 내려갔다. 보통 때는 10MHz를 들어보면 조용해서 과연 이것이 아마추어 무선 밴드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이웃나라에서 많이 나와서 여유있게 래그츄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밴드이다. 토요일 오후이니 기대해 볼 수 있는 날. 조용해 보이는 10,128kHz에서 "QRL?"하고 타전하고 누가 사용하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았다. 아무런 응답도 없기에 빈 주파수인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CQ CQ CQ DE HL1AZH HL1AZH K" 하고 타전했다. 첫 번째 콜링은 성과가 없었다. 다시 한 번 천천히 콜링하니 약한 신호가 들리고 호출부호가 꽤 긴 것 같아 한 번에 모두 수신할 수 없었다. "DE HL1AZH QRZ?" 하니 "DE JA JEH/QRP"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하! 저출력(QRP) 국이기 때문에 신호가 약했구나 생각하고 신호 리포트를 559으로 주었다. 상대는 일본 니이가타에 사는 타카. 내 신호는 589으로 입감된다고 한다. 현재 니이가타의 날씨는 눈이 오며 영도라고 한다. 서울보다는 따뜻하다. 교신을 마치기 전에 궁금해서 "UR RIG POWER? BK" 라고 물으니 "MY POWER   R 5 WATT BK" 라고 답해 왔다. 여기에서 숫자 사이의 R은 소숫점을 의미한다. 즉 출력이 0.5와트라는 것이다. "R UR QRP SIG VY FB ES GUD JOB" 라고 타전해 주었다. 내 출력은 100와트 타카는 내 출력의 200분의 1인 0.5와트인 것이다.

 

8분간의 재미있는 저출력 국과의 교신을 마치고 나니 JF3QWV가 불러왔다. 오사카 부근에 사는 사와였다. 그곳은 날씨가 좋고 영상 12도라 한다. 교신을 마치고 나니 JA7NU가 불러왔다. 전에 몇 번 교신한 적이 있는 이와테에 사는 미츠였다. 역시 저출력 국인데 신호는 멀어서 그런지 539 또는 439으로 간신히 수신할 수 있었다. 짧게 교신을 마치고 나니 바로 JA6FOF가 불러왔다. 나가사키에 사는 카츠. 날씨는 따뜻하다고 한다. 이렇게 약 24분 동안 10MHz에서 4국과 재미있는 교신을 했다. 저녁 8시 경 모처럼 10MHz에서 영국과의 교신이 이루어졌다. 상대는 G3FPQ 영국 써리에 사는 데이비드. 신호는 549이지만 잡음과 혼신이 없어 깨끗한 교신을 나눌 수 있었다. 10MHz에서의 DX라 가슴이 뿌듯했다. 이렇게 10MHz는 여유가 있는 교신하기에 참 좋은 밴드인 것 같다. 겨울동안 10MHz 안테나 한 개 설치해 재미있는 교신을 해보면 어떨까?

 

나에게 있어 아마추어 무선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꼭 160미터 밴드에서의 운용이다. 늘 160미터에 대한 동경을 가져보고 관련 운용 기사를 읽어 보지만 도심에 살면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160미터 안테나가 엄두가 나지 않아 아직까지는 수신만 하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여유가 있어 공간이 넓은 것에 살게 되면 길이 80미터의 긴 다이폴 안테나를 치고 CQ를 외쳐 보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160미터에서 활동적일까? DX 서미트 자료를 살펴보니 2004년과 2005년 두 해 동안 160미터에서 DX 컬럼에 올라온 우리나라 무선국들은 HL2AEJ, HL4CEL, HL5FBT, HL3IUA, HL2UOK, H40HL, DS5AAQ, DS1CCU, DS4DBF, DS5DNO, DS5JMG, DS5KJR, 6K2AVL, 6K0VM 등이 있다. 최근에 가장 활동적인 국은 HL3IUA이다. 몇 년 전에는 DS4CNB도 꾸준하게 나왔다. 아직 160미터에서는 DXCC를 달성한 국이 없지만 조만간 우리나라 최초 160미터 밴드 DXCC가 탄생해 보길 기대해 본다. 새해에는 회원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HAPPY NEW YEAR 2006"

 (KARL지 200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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