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아마와 프로

                             이남규 (HL1DK, 스포츠조선 편집위원)

 

"'아마추어'에도 혼쭐나다니..." 얼마전 어느 석간신문 기사 제목이다. 무슨 소린가 하고 읽어보았더니, 일본 하코다데공항에서 있었던 ANA항공 여객기 납치사건에 관한 이야기였다. 드라이버 한 개를 가지고 협박한 납치범 한 사람에게 온 일본이 한동안 떠들썩했다는 것이다. 나는 언뜻 햄을 연상했지만, 아마추어무선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을 것이다.

원래 "아마추어"란 비전문적, 비영리적, 비직업적이란 뜻의 말로, 햄 이외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단어다. 그러나 우리는 "아마추어"가 우리들의 전용어인 것처럼,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사용하고 있다. 우리에게 "아마추어"는 곧, 그리고 오로지 "아마추어무선"이고, 그 외의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체로 "아마추어"란 말을 좋은 뜻으로 사용한다. 금전상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 일 자체만을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창설 당시 올림픽의 아마추어정신 같은 것이다. 물론, "아마추어"가 미숙하다든가, 불완전하다는 뜻으로 사용될 때도 많다. 앞서 언급한 신문제목도 그런 뜻이었을 것이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옛날에는 모든 분야에서 좋은 뜻의 아마추어정신이 강조되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 그 자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을 숭상하고,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우리 선조들의 양반정신도 그 한가지 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우리들이 알고 있는 서양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거의 모두 아마추어였다.

그런 전통 때문인지, "아마추어"에 대비되는 "프로페셔널"은 우리 나라에서 별로 좋은 의미를 풍기지 않는다. 우리는 "직업적"이라는 말을 대체로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한다. "직업적인 정치가", "직업적인 도박꾼" 같은 것이 그 예다. "직업군인"도 별로 별로 좋은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요즘은 프로(프로페셔널)선수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들의 억단위 계약금액이 신문에 보도될 때마다, 역겨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미국에서는 "프로페셔널"이란 말이 어느 분야이든지 최고의 찬사로 통한다.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했다"고 하면, 가장 완벽하게 맡은 일을 해냈다는 뜻이다. 직업군인은 이 나라에서 가장 명예로운 타이틀의 하나이며,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군인에 대해서도 그들은 "프로페셔널하게 행동했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이 프로페셔널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돈을 받기 때문이다. 돈을 받으면 최소한 그만큼의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지 적당히 해 줄 수 없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돈을 준 것 이상의 대가를 기대한다. 그래서 프로페셔널이 보여주는 경기는 최고의, 그리고 가장 완벽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햄도 프로페셔널이 추구하는 완벽성은 받아들여야 한다. 아마추어무선의 특징은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면서도,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못 발사된 전파는 자기 이웃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줄 수 있다. 송수신기를 다루는 법이라든가, 교신절차등은 아마추어라고 해서 프로페셔널과 다를 수는 없다. "아마추어이니까..."하는 변명은 용납될 수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지만, 최소한 그런 목표를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아마추어정신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일체의 금전적 이익과 영리를 배제하고, 우호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가장 순수한 의미의 아마추어정신이다.

아마추어정신은 멸종의 위기에 있다. 아마추어정신의 대표 격이었던 올림픽도 이제는 거의 상업화되었다. 돈을 떠난 올림픽은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당연히 금전적 대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순수한 아마추어정신은 아마추어무선에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그 자랑스러운 아마추어정신을 지키고 있다.

 

<HL1DK 이남규, 스포츠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5년 07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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