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다시 찾아본 몽골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다시 몽골을 다녀왔다. 가기도 쉽지 않고, 이렇다고 내세울 것도 없는 곳을 다시 찾게 된 것을 보면, 이 초원과 사막뿐인 외진 나라에 무언가 매력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작년에는 국제 ARDF초청경기가 있었고, 이번에는 한국DX 클럽의 고비사막 DXpedition이었다. 여전히 여러 가지가 불편하고, 어려웠지만 어디나 훈훈한 인정과 여유가 있었다.

울란바토르시는 공항건물 공사가 끝난 것 이외에는 백화점의 썰렁한 매장등, 1년 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었다. 매연을 뿜는 거리의 낡은 차량, 시커먼 석탄연기와 느닷없이 요란한 증기배출음을 내는 화력발전소도 여전했다. 호텔이 몇 개 더 들어서고, 상점이 늘어난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민주당의 오치바르에서 공산당의 바가반디로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권은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파가 되어 있는 의회에 있기 때문에, 개혁의 속도가 약간 느려졌을 뿐,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양 한 마리를 통째로 요리해 주는 호르혹이 작년 그대로 미화 30달러였지만, 환율이 그 동안 거의 두배나 뛰어 올랐으므로, 사람들의 생활은 그만큼 힘들어진 것이다. 그 동안 국영체제로 운영되던 기업을 일거에 시장경제로 풀어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나라는 우리보다 훨씬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체제를 실행하고 있었다. 일당독재체제에서 풀린지 얼마 안된 이 나라의 수도에 이미 규모는 작지만 민간 텔레비전방송국이 2개나 있다. 우리가 간 인구 수천 명의 달란자드가드 마을에도 홈비디오카메라로 운영되는 단칸방 민간 텔레비전방송국이 있었다. 정부 주요 부서에 전자메일이 도입되어 있어, 이번 우리 원정계획도 작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원활하게 협조가 이루어졌다. 우리 일행에 합류한 울란바토르시 민간방송 이글텔레비전의 미국인 기술자 폴(JT1FBB)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2년 뒤면 몽골경제가 일어설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석유도 발견되었고, 구리광산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국민축제인 나단에서 소년소녀들의 모습을 보고는 그럴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7월 11일부터 사흘 동안 벌어지는 이 전통적인 경기의 종목은 씨름과 활쏘기 그리고 말타기다. 35km의 거리를 달리는 말타기는 우리 초등학생 정도의 소년 소녀들이 참가하는데, 그 상황이 현장중계방송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어린 기수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기 위해 결승점에 모인 어른들이 열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을 이렇게 키우는 나라에 미래가 없을 수 없다.

사막 속의 겔(몽골식 천막)에 위성텔레비전 안테나가 설치된 것도 새로운 변화였다. 풍차발전기에서 나오는 전기로 텔레비전을 보고, 전등도 키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 40만원 정도--평균적인 몽골인들의 반년 내지 1년 수입--가 든다는 이 설비는 그 동안 역사의 뒤뜰에서 살아온 몽골인들의 의식을 크게 바꿀지도 모른다. 겔마다 아마추어무선국을 설치하게 되면, 더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더니, MRSF(몽골 아마추어무선연맹)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아마추어무선국이 늘기는커녕 줄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현재 몽골에는 100 국 가량의 아마추어무선국이 있다고 한다. MRSF 이사장은 정부규제 때문이라고 옆에 앉은 통신국장에게 우스개로 불평을 했지만, 아마 경제사정 때문일 것이다.  

이번 원정에는 무선국관리사업관리단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동행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리 나라와 몽골의 아마추어무선제도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 분은 역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왜 규제를 하느냐는 입장에서 반론을 폈기 때문에 토론은 평행선을 이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규제를 풀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된 세상이 아닌가. 이 문제는 이제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팩스 한 장으로 외국인에게도 간단히 각급 면허에 따라 허용된 모든 범위를 허가해 주는 몽골의 방식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분은 우리가 받은 면허를 모두 복사해서 연구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7년 09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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