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21세기를 바라보는 아마추어무선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햄잡지 CQ를 발행하고 있는 미국의 CQ 커뮤니케이션사가 지난 11월 25일, FCC(미연방통신위원회)에 다가오는 21세기에 대비하기 위한 아마추어무선제도개선안을 제출했다. CQ는 아마추어무선의 전통적인 특성을 고수하려는 ARRL(미국아마추어무선연맹)과는 달리, 좀더 대중적이고,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개선안은 ARRL이 이미 FCC에 제출한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이 CQ의 개선안은 규제완화의 차원에서만 아마추어무선 개선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CQ의 아마추어무선철학은 정통적인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이들은 아마추어무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의 이익과 편의, 그리고 요구성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들은 아무리 최신의 상업통신시설이 있다고 해도, 일단 자연 또는 인공의 대재난이 발생하면, 부하가 넘치고 기능을 발휘지 못하게 되는 수가 많다고 하면서, 햄들이 그 동안 태풍이나 그 밖의 자연재난 때 발휘한 재난구호지원통신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이 "개인적인 무선기술의 흥미에 의하여 자기훈련과 기술연구에 전용하는 무선국"으로 정의되고 있는 전통적인 아마추어무선의 개념과는 대조가 되는 것이다.

CQ는 또 아마추어무선의 기술교육적 측면을 강조한다. 이들은 지금 온 세계의 기술은 무선통신으로 나아가고 있는 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디지틀 전자공학만 가르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아날로그 RF통신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아마추어무선밖에 없다는 것이다. CQ는 또 아마추어무선사들이 HF 통신이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VHF/UHF 통신으로 온 세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국제간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있는 민간대사의 역할도 맡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입장에서 볼 때,  현재 미국의 아마추어무선 면허제도는 적합하지 않으며, ARRL이 제안한 개선안도 충분치 않다고 CQ는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아마추어무선 입문제도가 너무 복잡하고, 면허등급 결정에도 지나치게 모르스통신에 의존하고 있어, 다른 통신기술은 상대적으로 도외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CQ가 제시한 개선안은 현재 엑스트라, 제네랄, 에드밴스드, 테크니션, 테크니션 플러스, 노비스 등 5단계로 되어 있는 면허등급을 엑스트라, 제네랄, 테크니션 등 3단계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 HF를 운영할 수 있는 등급에서 요구하고 있는 분당 5단어, 13단어, 20단어의 모르스코드 통신기술을 일괄적으로 분당 5단어(25자)로 낮추거나, 제네랄급은 분당 5단어, 엑스트라급은 분당 10단어로 내려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ARRL은 이에 관해 일괄적으로 분당 13단어(65자)를 제안하고 있다.

CQ는 또 학교나 병원 같은 곳에서 운영할 수 있는 BAP(기초아마추어면허)제도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이것은 법에 따라 임명된 일정한 책임자가 없어도, 정규면허 소지자의 통제 아래서 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단체국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이것 역시, 학교교육이나 병원의 재활치료에서 아마추어무선의 효과가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CQ는 면허시험에서 암기위주의 필기시험보다는 실제 운영경력을 반영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제도는 모르스통신기술이 없어도 HF를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CQ가 제안하고 있는 것보다 오히려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그 장점이 확인된, 그리고 우리에게는 요원한 것처럼 보이는 포괄면허제도의 단계를 넘어선 논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아마추어무선의 목적이 단순히 개인적인 취미나 기술훈련이 아니라, 사회적 내지는 국가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도 인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취미의 차원에서는 아마추어무선은 너무나 많은 강력한 경쟁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취미와 사회적 봉사를 함께 병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아마추어무선을 앞설 수 있는 것은 없다. 이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아마 그것이 21세기를 향해 나아가는 아마추어무선의 방향일 것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9년 02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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