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태양의 계절이 온다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지난 수개월 동안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태양흑점의 폭발이 왕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3월에는 이 때문에 통신위성의 자세조정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미국의 CNN방송중계가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몇 년 전에도 태양의 흑점폭발로 캐나다의 방송위성이 마비되고, 수력발전소가 발전을 중지한 사고가 있었다.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태양흑점은 태양 겉면에 군데군데 검게 보이는 가스소용돌이다. 검게 보이는 것은 주변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일 뿐이지, 그 온도는 섭씨 4,300도나 된다고 한다. 이 가스소용돌이 부근의 자장은 지구표면의 2,500배나 된다고 한다. 이 가스소용돌이가 폭발하면, 엄청난 양의 X선 에너지가 방출되고, 그 것이 지구까지 도달해서 각종 예민한 전자장치에 영향을 미쳐 고장을 일으키고, 통신에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태양흑점은 우리 햄들에게는 더 할 수 없는 선물이 되기도 한다. X선 에너지가 지구의 성층권에 있는 대기에 작용해서 전리층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전리층, 그 중에서도 지상 200-400km에 있는 F층은 HF전파를 반사시켜 DX(원거리)통신을 가능케 해준다. 이 전리층이 생기면, 하루 종일 잡음밖에 들리지 않던 주파수대에서 갑자기 남미나 아프리카의 진국이 들리게 되는 것이다.

  태양흑점의 활동은 11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기 때문에, 22년마다 최성기가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1776년의 최성기를 기점으로 주기를 계산하고 있으므로, 최근의 주기는 그 23번째에 해당한다.

  흔히 "사이클 23"이라고 부르는 이 주기는 96년 10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되어 있다. 94년 11월부터 97년 6월까지 계속되었던 2년간의 바닥상태는 97년 가을부터 급격한 상승을 시작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흑점활동이 왕성해지는 것은 금년 6월부터 2002년 봄까지로 예상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최성기는 금년 가을에서 2000년 가을 사이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 햄들에게는 실로 2000년대 진입을 축하하는 최대의 선물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여름 동안에 서둘러 HF장비와 안테나를 정비해서 가을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DX시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20여 년을 기다려야 이런 좋은 시기가 나타난다. 요즘처럼 기술의 발전이 빠르고,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만한 기간은 지금까지 200년에 상당하는 것일 수도 있다. 20년 후의 세계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아마추어무선이 지금과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일단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DX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사이클 23"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햄인구는 그 동안 꾸준히 늘어 이미 50,000국의 벽을 넘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HF대를 들어보면, 40m 밴드를 제외하고는, 그만큼 증가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다. 요즘 HF대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무선국수가 적은 중국의 신호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물론 그럴만한 사정은 있다. 우선 장비가 일반적으로 VHF나 UHF에 비해 비싸고, 설치나 운영도 복잡하다. 무엇보다도 안테나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파트 중심의 생활을 하는 도시에서는 현실적으로 HF를 운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 황금의 시기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모든 지혜를 동원하고,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서 HF를 시작해 보자. 먼지를 쓰고 있는 HF장비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정비해 보자.  

  무엇보다도 아마추어무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HF를 운영하지 않고 완전한 햄이라고 할 수는 없다. 편의성 때문에 수적인 대세는 VHF나 UHF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지만, 대화의 상대를 온 세계로 넓히고, 무선통신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HF만한 것이 없다. VHF나 UHF만 운영하고 있는 햄은 이번 기회에 HF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의욕이다. 세계의 햄과 겨루어보겠다는 의욕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노력 이외에도, 연맹차원에서 적극적인 장려책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값싼 HF장비의 개발이나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아파트단지에서 운영할 수 있는 간편한 안테나의 개발이나, 설치를 연맹차원에서 도와주는 방법 등을 고려할 만 하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9년 05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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