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일본 햄의 고민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그 동안 일본은 여러 번 다녀왔지만, 요코하마는 처음이었다. 지난 몇 년간, 토교의 빅사이트에서 열렸던 JARL 햄페어가 금년에는 요코하마의 새 개발지구에 들어선 전시장 파시피코 요코하마에서 열렸기 때문에, 그 덕택으로 이 도시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금년으로 27회의 역사를 가진 JARL 햄페어가 그 동안 열렸던 토쿄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항구도시로 옮겨간 것은 비용 때문이라고 한다. 교통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우선 전시장 대관비용이 반 가량 절약된다는 것이다. JARL에서는 이번 결과를 분석해 보고, 내년에도 이 행사를 요코하마에서 열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일본은 많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경기불황의 여파는 배의 돛 모양을 땄다는 이 초현대식 건물의 전시장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JARL 햄페어의 가장 큰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신제품전시장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쓸쓸했다. 눈에 띄는 것은 야에스가 "초소형 이동사령실"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올밴드 모빌트랜시버 FT-100 정도였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매년 중국의 어린 학생들을 초청해서 공작 실연을 보여주는 행사는 여전했다. 역시 연례행사인 자작품컨테스트에서는 규정부문에서 HF 9밴드 CW QRP 트랜시버, 자유부문에서는 소형 디지틀 딥미터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4월 21일, 95년에 이어 다시 북한의 라진에서 P51BH를 운영해서 화제를 모은 마티 J. 레인(OH2BH)은 전시장에 부스를 만들어 놓고, 부인과 함께 앉아서 당시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그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마티가 2시간 반 동안, CW와 SSB로 263국과 교신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 무선국은 실은 라진-선봉 경제특구에 진출한 홍콩 엠퍼러그룹의 카지노 사장 부인 이름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무선국이 라진-선봉지구 북한 책임자의 허가를 받았으므로, 당연히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했지만, 그 이상은 "비밀"이라고 더 이상 말하기를 꺼려했다.

그가 나누어주고 있던 두 장으로 된 P51BH 샘플 QSL은 "위대한 수령"의 사진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선전문이 반 이상 차지하고 있었다. 그가 사용한 야에스 FT-847과 다이폴 안테나는 그곳에 두고 왔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그가 그 무선국을 운용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편법을 사용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어쨌든 이런 조그만 진전도 계속 쌓이면, 언젠가 이 불모의 땅에도 아마추어무선이 개방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JARL 햄페어장에서 화제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아마추어인구에 대한 대책이었다. 현재 일본에는 아마추어무선 면허를 가진 사람이 300만 가량 있고, 실제 무선국 수는 120만 정도라고 한다. 일본은 아직도 수적으로는 세계 최대의 햄인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95년을 고비로 그 햄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감소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2급 이하라고 한다.

일본의 햄인구 감소현상은 면허시험 신청자수의 격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격 급수가 낮을수록 심해서, 매년 6,000~7,000선을 유지했던 2급 면허시험 신청자가 작년에는 3,500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91년에 250,000명에 달했던 4급 면허 시험신청자는 작년에 26,000명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시험제도를 개선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CQ 햄레디오의 편집자 사토시 데즈카씨는 휴대폰의 대중화와 인터넷의 보급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에는 자동차에도 안테나를 달고 다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일본의 햄인구 감소를 반드시 부정적인 각도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질적으로 향상된 올바른 햄을 향해 나아가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양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해온 일본의 햄인구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현상일 수 있고, 이제 일본의 햄도 "핸디폰 햄" 같은 거품을 걷어내고, 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9년 10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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