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면허세 파동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세금은 죽음처럼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흔쾌히 세금을 내려는 사람은 드물고, 거의 본능적으로 그것을 피하려고 한다. 세금은 또 국가권력의 중요한 요소이자 상징이기 때문에 때로는 세계의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인도와 미국의 독립운동도 세금부과에서 촉발되었다.  인도의 경우는 소금, 미국은 홍차에 본국정부가 무리한 세금을 부과하려고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아마추어무선에도 세금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면허세를 부과하려고 했던 때였다.  이 계획은 당시 연맹의 노력으로 보류되었다. 그 후 등장한 것이 "전파사용료"였지만, 이 역시 연맹의 노력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우선 균형을 잃은 규정 때문에 사용료가 비합리적이었다.

당시는 아마추어무선국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그렇게 징수할 사용료가 그 비용을 합리화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가장 설득력이 있었던 반론은 이 제도가 그 무렵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아마추어무선 활성화정책에 정면으로 충돌된다는 주장이었다.

"전파세"의 악몽은 다시 연초부터 불거져 나왔다. 준공검사를 받은 무선국에 대해서 면허세를 납부하라는 고지서가 발급된 것이다.  이번 경우는 지방자체단체로서는 합법적인 행위다.  그러나 아마추어무선 그 자체에 대한 본격적인 과세라고 하기보다는 무선기기의 형식검정제도 도입과정에서 생긴 착오나 조정부족 같은 인상이 든다.

문제의 발단은 작년 7월 29일, 지방세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준공검사를 받는 무선국은 면허세를 내도록 바뀐 데 있었다.  현행 법규에서는 형식검정을 받은 기기를 사용하는 무선국은 준공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고, 전파형식 추가도 면제대상에 포함되었으므로, 이 개정은 대부분의 우리 아마추어무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형식등록을 하지 않은 부가장비, 특히 리니어 앰프의 추가가 면제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문제가 되었다.  이 규정은 HF대에서 법정 허용출력인 500W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본격적인 리니어 앰프뿐만 아니라, 핸디에 연결해서 수십W정도로 출력을 올리려는 무선국에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되었다.  불합리 하지만, 이미 법규가 그렇게 되어 있으므로 지금으로서는 피할 수가 없게 되어있다.

연맹에서는 이 불합리한 규정을 고치기 위해 연구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맹의 그런 노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문제는 해결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아마추어무선의 전파사용료 문제가 다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파세, 또는 전파사용료의 가장 큰 이론적 근거는 전파가 공공의 재산이라는 새로운 생각이다. 전파는 배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가 사용하면 다른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주파수대가 영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생각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전파경매제도다.

아직 미국에서는 아마추어무선에 대해서 "공공봉사"와 "비영리적"이란 이유로 전파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93년 4월부터 아마추어무선국에게도 월 500엔의 전파이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이 돈으로 불법무선국을 감시하고 단속해서 아마추어무선을 보호한다는 논리다.

전파세 부과 움직임에 대항하려면 전통적인 "비영리적 목적" 논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아마추어무선이 우리 사회의 공공복리를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거의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 같은 자연재난이 발생했을 때, 아마추어무선이 공헌한 기록을 정리해 놓을 필요도 있을 것이고, 그밖의 봉사활동 내용도 가능한 많이 수집해서 기록해 둘 필요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긴급통신 지원 체제를 좀더 조직적으로 확립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단순한 취미활동으로 보이는 아마추어무선이 실은 사람들의 과학생활이나 무선통신발전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도 연구해 둘 가치가 있을 것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1년 03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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