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네 번 째 몽골여행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8월 23일에서 28일까지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에서 열린 제4회 IARU 3지역 ARDF선수권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몽골을 다녀왔다. 이번 몽골여행은 96년이래 네 번째다. 그중 세 번은 ARDF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서였고, 한 번은 고비사막으로 갔던 DX피디션이었다. 그 어느 그룹에도 정식 회원이 아니면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따라다닌 것은 이 여행을 통해서 만날 수 있던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광활한 초원이 주는 푸근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울란바토로시 공항에 내리면서 우선 내 관심은 그 동안 이 나라가 얼마큼 달라졌을까 하는 것이었다. 우선 서울(인천)-울란바토르 항공편이 주 2회에서 5회로 늘었다. 그만큼 왕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1996년에는 400대, 1998년에는 700대였던 투클리크-미달러 환율이 1000대를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나라의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불고기 바비큐용으로 산 양 한 마리 고기 값은 20 달러로, 몇 년 전과 같았지만, 현지 돈으로는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엄청나게 불어난 차량대수다. 울란바토르 시내는 이들이 내뿜는 매연과 먼지로 눈이 아플 정도였다. 전에는 없었던 거리신호등도 곳곳에 설치되었다. 과속차량을 잡는 경찰도 생겼고, 말이나 양을 키우며 사는 유목민들의 겔(천막주거)에도 비록 낡기는 했지만 차가 있는 곳이 많았다.  

  우리 KARL에 해당하는 MRSF(Mongolian Radio Sport Federation)도 그 동안 정부지원이 끊겨서 어렵게 꾸려나간다고 한다. 행사를 돕는 사람도 전에 비해 눈에 뜨게 줄었고, 사무실도 없어져서 사무국장 호스바르가 자기 집에 컴퓨터와 집기를 옮겨다놓고 사무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런 역경에서도 주최측에서는 대회를 꾸려나가게 위해 눈물겹게 노력을 했다. 울란바토르시의 중요한 다리 하나가 끊겨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한 시간 씩 돌아가야 했다. 게다가 이 대회를 위해 마련한 버스 3대 중 하나는 셀프스타팅 모터가 아예 없는지, 엔진이 꺼질 때마다 운전기사가 나가서 호스로 가솔린을 빨아올리고, 손으로 엔진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나라 같으면 이미 폐차장에 가있을 차를 몰아 경기장까지 산 속으로 들어갔다. 급기야 마지막 날, 경기장에도 돌아오다가 차가 가득 들어찬 시장을 지나가다가 이 차는 길 한복판에 주저앉았고, 우리는 다른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장은 울란바토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일종의 국립공원이었는데, 전화가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결국 3.5MHz 경기가 있었던 마지막 날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우리 선수 한 명이 경기 중 웅덩이에 빠져 의식을 잃고, 현지 유목민에게 구조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호텔로 돌아갔다. 그 사정을 알 수 없었던 대회본부에서는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을 동원하여 온 산을 뒤지는 소동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번 대회는 3지역 경기였으므로, 주최국인 몽골 이외에, 우리 나라와 일본, 중국이 주빈격이었고, 선수들도 많이 파견했다. 호주는 세 명이 참가했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도 선수를 파견했다. 러시아팀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카자흐스탄팀은 99년 6월에 논산에서 열렸던 제 3회 IARU 3지역 ARDF 대회에 왔던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나라에서는 ARDF학교까지 있어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 중국 난징에서 열렸던 ARDF 초청경기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이들이었다. 이번 출전비용도 정부에서 부담한 모양이다. 이 선수들의 인솔자는 일본에서 다음에 대회를 열면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옛 공산권에서는 ARDF경기를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었다. 소련방의 해체 후 사정은 달라졌지만, 최근 이들은 체코를 중심으로, IARU 산하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ARDF를 좀더 체계적인 기록경기로 발전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올림픽종목까지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참고는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1년 10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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