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빼앗긴 금메달의 교훈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지난 2월 열렸던 2002년 동계올림픽은 심각한 판정시비로 얼룩진 채 끝났다. 우리 경우는 쇼트트랙 김동성선수가 1,500m 결승경기에서 어이없게 실격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기는 바람에 온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지만, 여자 피겨스케이팅과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을 받았다는 러시아에서도 이즈베스티야지가 이 올림픽이 "전쟁"이었다고 비난할 정도로 국민감정이 격화되었다고 한다.

  김동성선수의 경우는 선수단이 돌아왔을 때 대대적인 환영과 상징적인 금메달 수여로 분노를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계에서 살아나가자면 문화적 차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의 다른 측면도 이해해야 한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괘 오래 전 일이지만, 미국의 풋볼 영웅 O J 심슨이 전처와 그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로 석방된 일이 있었다. 당시 그를 범인으로 단정할만한 여러 가지 정황과 물적 증거까지 있었고, 본인 자신도 경찰의 추격을 피해 차를 몰고 도망하다가 잡혔지만, 경찰이 증거를 수집할 때 적절한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피고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선고를 받았던 것이다.     

  이 판결은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미국인들은 불만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정의(사법) 절차가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추상적인 정의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정의한 현실적인 정의를 정의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심슨의 경우처럼 살인을 한 것이 거의 분명한데도 무죄가 선고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의 경우에도 규정된 존을 통과하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정의하고 있지만,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심판뿐이다. 아무리 볼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고 해도 심판이 선언하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아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스포츠경기에서도 이처럼 심판에게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경기를 진행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판의 판정 그 자체에 대해서는 항의가 용납되지 않는다. 스포츠중재위원회가 한국팀의 항의를 심의도 하지 않고 기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것이 서양인들의 계약 문화다. 2002 월드컵경기를 주최하는 우리로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둘 문제다.

  한편 나는 햄으로서, 세계 최대의 스포츠축제라는 2002 월드컵경기가 닥쳐오고 있는데 우리 햄들은 너무 무심하지 않은가 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 비록 일본과 나누어서 치루는 경기이긴 하지만, 올림픽보다 더 의미가 큰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1988년 여름의 서울올림픽과는 달리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이번 19회 동계올림픽 경기 기간 중 햄들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타격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보복공격을 가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에, 이번 동계올림픽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보안조처가 도입되었다. 미연방 및 지방 보안당국은 1년 전부터 유타올림픽공안본부(UOPSC)를 구성했고, 햄은 이 기구에서 유사시에 사용될 보조통신수단을 제공했다고 한다. 과거의 경험이 말해주듯, 일단 예기치 않았던 중대사건이 발생하면 일반통신은 마비되거나 지장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이를 위해 200명가량의 유타주 아마추어무선 자원봉사자들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하루 24시간 예비통신요원으로 대기했다고 한다. 멀리 네바다주, 아이다호주, 북부 캘리포니아주의 햄들도 예측할 수 없었던 사태에 대비해서 대기를 했다고 한다.

  선수촌이 설치된 파크시티는 산이 둘러싸고 있어서 기상방송이 수신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도시와 솔트레이크시티의 햄들이 나서서 산위에 중계기를 설치하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경기장에 기상정보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동계올림픽기념 특별국 W19OG, W7U, K7K, K7O가 행사기간 중 운영되어 수천국과 교신했다고 한다.

  월드컵 행사를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연맹 차원의 것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오는 외국인들 중에는 햄도 있을 것이므로 그들과 어떤 형식으로나 접촉하고 도와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2년 04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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