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세계 아마추어무선의 날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4월 18일은 세계 아마추어무선의 날이다. 이 날은 1925년 파리에서 IARU(국제아마추어무선연맹)을 결성했던 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해마다 회원국 별로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다. 당시는 G 마르코니가 처음으로 대서양을 연결하는 무선통신에 성공한지 20여 년이 지나, 아마추어무선에도 국제적인 질서가 필요하게 된 시기였다. 당시 참가국은 고작 23개국이었고, 첫 회장에는 하이램 퍼시 맥심(W1AW)이 선출되었다. 오늘날 이 IARU 회원국은 153개국으로 늘어났고, 햄인구는 270만이 되었다.

  IARU는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외형적인 행사보다는 주제를 결정해 놓고 각 회원국 나름대로 기념행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금년의 주제는 "계속적인 통신기술 혁신"이다. 작년의 주제는 "재난통신 제공: 21세기의 아마추어무선"이었고, 그 전해는 "아마추어무선의 디지털통신"이었다. 이 같은 주제는 물론 당시의 상황과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디지털통신"은 완전히 이제 통신기술의 주류로 자리잡은 디지털기술을 강조한 것이고, "재난"은 그에 앞서 일어난 엘살바도르와 인도의 대지진 등 일련의 대규모 자연재해와 함께 아마추어무선의 공공성이 제기되고 있던 분위기가 투영된 것이다. 아마추어무선이 전통적인 순수한 취미에서 사회성을 지니게 되는 추세다.

  금년의 주제는 다시 기술을 강조하면서 아마추어무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풍긴다. IARU가 아마추어무선이 그동안 통신기술 발달에서 공헌한 과정을 열거하면서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 하자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땜질로 자작하던 시절은 이미 갔고, 대부분이 메이커의 장비를 사서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겠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IARU가 자랑하고 있는 몇 가지 햄의 업적을 돌아보면 우리들이 개척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남아있는 것 같다.

  IARU는 우선 햄들이 전리층을 이용한 원거리통신기술을 개발한 업적을 들고 있다. 그 전까지 무선통신은 지상파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업무용 무선은 장파나 중파대를 차지하고 아마추어무선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되었던 단파대로 쫓겨났다. 그러나 햄들은 전리층의 반사를 이용한 원거리통신기술을 개발해서 소출력으로 세계 어느 곳과도 교신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원거리무선통신의 주무대는 단파대가 되었다. 햄들이 역경을 이겨낸 것이다.

  SSB(단측파대통신)를 보급시킨 것도 햄의 공적이다. 좁은 주파수대 안에서 혼신을 상당히 피할 수 있고, 게다가 출력도 절약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햄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우리나라 초기 햄들은 청계천시장에서 군용 무전기 부품을 사 모아 SSB 송신기를 자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SSB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일본의 통신기 메이커들이 미제와는 비교가 단 될 정도로 값싼 장비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오늘날까지 세계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IARU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데이터통신에 응용, 패켓통신을 발전시킨 것도 햄의 공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햄은 오랫동안 이 부문의 기술을 개발해서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훨씬 전인 1980년대부터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PACTOR, ClOVER, G-TOR, PACTOR II, PSK31 같은 것이다. 특히 DF4KV와 DL6MAA 등 두 독일인 햄이 1986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PACTOR은 구호단체들이 기간 통신시설이 없는 원격지에서 사용하고 있다. 공간상태가 수시로 변하고, 잡음이 많은 단파대에서 에러가 없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런 햄들의 개척정신과 끈질긴 노력이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밖에도 햄들은 소프트웨어로 무전기를 제어하는 SDR이나 디지털방식으로 신호를 처리하는 DSP 분야에서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개척할 분야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아마추어무선에도 할 일은 많이 있는 셈이다. 나 자신도 이런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거의 백지상태다. 우리 햄 중에도 이런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쪽으로 관심을 돌려봄직 하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2년 05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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