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안테나 법을 만들 때다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KARL 사이트 회원마당에 갑자기 공동주택 안테나 설치문제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문제에 관한 가장 최근의 글은 7월 17일, 공동주택 관리실로부터 안테나를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은 의왕시의 오현준(DS2JMS)OM이 "봉사는 마음이 아니고 행동"이란 제목의 글을 이 사이트에 올려놓은 데서 시작되었다. 처음 그의 호소는 관심을 끌지 못한 것 같았으나, 곧 그의 주장에 호응하는 많은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안테나 때문에 겪는 시련은 이제 아마추어무선을 하는 모든 사람의 문제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올라온 글들은 모두 오OM의 처지를 이해하고, 여러 가지 충고와 제안을 했다.

  어떤 제안은 공동주택의 동대표가 되어 다른 주민들의 환심을 사라고 했고, 어떤 제안은 그 공동주택의 다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찾아내서 물귀신작전을 쓰라고도 했다. 그 어느 것도 확실하고 일반적이며 영속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아무리 아마추어무선의 사회적 봉사기능이나, 안테나의 안전성을 역설해 보아도 일단 안테나가 보기 싫다고 제거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별로 없다.          

  이런 문제는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곧 단독주택에 사는 햄에게도 닥칠 것이다. 나만 해도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집을 지을 때는 주위가 허허벌판이었지만, 이제 곧 5층 건물들이 둘러쌀 상황이다. 이들이 우리 집 뒤에 서있는 대형 6소자 안테나가 위험하거나 보기 싫다고 민원을 낸다면 내 목소리만 가지고는 대항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제는 힘을 합쳐 안테나를 지킬 법을 만들 때다. 지금 정계가 불안해서 그런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초당적인 안테나법 추진이 더 지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무선의 선진국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은 우리보다 엄격한 건축규제법을 가지고 있다. 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단독주택 소유자들도 조합을 만들어 심지어 빨래를 밖에 널지 못하게 하거나, 잔디를 깨끗하게 관리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자기 땅이라고 마음대로 거대한 안테나를 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은 그 안테나를 보호하는 법을 가지고 있다. 안테나 없이는 아마추어무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1985년 PRB-1이라고 약칭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 것은 아마추어무선의 긴급통신과 공공서비스를 고려해서 지방당국이 부당하게 안테나 설치를 규제하지 않도록 한 일종의 권고다. 이 권고에 따라 각 주에서는 안테나법을 제정하고 있다. 7월 현재 19개주가 이 권고에 따른 입법조처를 마쳤다.

  이렇게 주정부가 이렇게 열심히 이 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아마추어무선이 긴급통신으로 효과적이고 유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햄들은 홍수나 산불, 태풍 같은 대형 자연적 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긴급통신망을 구성해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9-11 테러,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여객기 추락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도 다른 통신수단이 해낼 수 없는 통신지원을 했다.     

  가장 최근에 이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지난 7월 주상원에서 38-0으로 AB1228이라고 명명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아마추어무선용 안테나를 규제하는 여하한 조례도 아마추어무선 통신을 방해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고, 아마추어무선국의 안테나구조물을 아마추어통신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높이와 크기로 허용하며, 시나 군의 합법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실시 가능한 최소한의 규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 공화당의 봅 더튼의원이 추진한 이 법안은 약간의 자구수정을 거쳐 주지사에게 송부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4월 10일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주 하원에서 67-0으로 통과되었다.

  그러나 민주당원인 그레이 데이비스지사는 이 법안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그는 3년 전 이번 것과 유사한 법안에 대해 예산절차를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햄인구가 10만명에 달해 미국에서는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햄들은 그가 이 법안을 공포하지 않으면 소환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HL1DK 이남규,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3년 09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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