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3ZO 방문기

DS1BHE    2003 년 5월 25일

 

 

 

 

지난 5월초 동생의 결혼식으로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짧은 체류기간 중 어렵게 워싱턴 부근에 살고 있는 K3ZO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즐거운 시간을 갖었습니다. 시간은 좀 늦었지만 간단한 이야기와 사진 몇장 올려 봅니다. 개인적으로 격의없이 쓴 글이니 심심풀이로 한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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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ZO 와의 인연

그 분과의 인연은 어떤 운명적인 것 이었다.

모두들 경험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 나 역시 DX에 막 입문하여 밤낮 Green stamp 들여가며 SASE로 QSL보내는데에만 열중하다가... 미국과의 교신 후 난생 처음 SASE 로 그의 QSL 카드를 받아보았을 때 무척 특별한 기쁨을 Fred 가 제공해 주었으며 이 좋은 기억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인연으로 해서 지난 2000년 DX 큰잔치를 열 때 DXCC 카드체커가 필요하다는 말에 기꺼이 자비를 들여 방문하고 방문기간 내내 그 일에 매달리다만 가는 그를 보고 우리 모두는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카드체커가 임명되기에 이르렀는데 그 과정에서도 ARRL에 많은 친분이 있는 그의 도움은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지난 2002년 큰잔치때는 일주일간의 여유있는 체류기간 때문에 이런저런 행사로 그의 고마움에 조금은 보답할 수 있었다. 항상 헤어지면서 언제라도 미국에 올 일이 있으면 자기 집에 방문할시간을 내달라는 그의 말에 한번은 가야지 했는데... 우연찮게 그를 방문할 기회를 만들게 되었 다.

계획을 이 메일로 보냈을 때 그 역시 반가워하며 짧은 나의 방문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써 주었는데 절친한 친구인 DS1BHG 와 같이 방문해서 머무는 동안 마치 가까운 친척집에 있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한 그의집에 비교적 가까이사는 DX 동료들인 K4YT(Karl) 과 K4ZW (Ken)도 그들의 JT 페디션 경유과정에서 인천에서 우리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Karl은 그후에도 대사관 일로 한번더 eyeball을 한적이 있어 반가운 얼굴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자리도 주선해 주었다.

동생은 미국에서도 남부의 한적한 미시시피주에 살고 있었고 그곳에서 행사를 치루고 뉴 올리언즈에서 관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때 마침 출장을 온 오랜친구인 DS1BHG 와 함께 조금은 피곤한 몸을 추스려 워싱턴 공항으로 출발한 것은 7시에 출발하는 아침 첫 비행기였다. 어둠을 뚫고 공항에 도착하는 무리한 스케쥴을 감행한 것은 워싱턴에 기왕에 간김에... 스미소니언 박물관 들을 한번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사 박물관, 항공 우주 박물관,... 아마도 직업병인가 보다.

뉴올리언즈에서 7시에 떠난 비행기는 10시 30분경 워싱턴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는데 오는 도중에 시차로 한시간 손해를 봐서 실제 운항시간은 2시간 30분정도 된셈이다. 국내선출구로 나오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암만봐도 거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그의 계획대로 모든 짐을 그의 차에 실어놓고 지하철을 이용해 워싱턴 시내로 가기로 했다. 파킹도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보고싶었던 자연사 박물관에 가보았다. 보안검색은 철저히 했지만 관람료가 없다. 스미소니언 재단 아니 미국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홀은 현장학습 나온 수많은 학생들로 가득차 있으며 2~3시간안에 이곳을 다 봐야겠다는 나의 생각은 정말 바보스러운 것이었다.

많이 걷기 어려운 Fred는 적당한 곳에서 쉬고 있고 친구와 나는 정말 수박 겉할기 식으로 관람을 마치게 된다. 언제 또 갈 기회가 있으려나? 하여간 중요한 것은 모두 카메라에 담으며 부지런히 관람을 하고 시간을 아끼려 간단한 스낵으로 점심을 때워 가며 모든 전시실을 그래도 한번씩 돌아보았다. 물론 그기간 내내 Fred도 묵묵히 우리의 관람을 기다려 주었다. 박물관 내부에서 보고 느낀 것은 언제 또 정리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정보다 서둘러 빨리 자연사 박물관을 2시간 정도로 관람을 마치고 3블럭 정도 떨어져 있는 항공우주 박물관으로 이동하였다. 걸어가던 길에 유명한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워싱턴에 온 증거 사진을 하나 남겨 본다.

책에서만 보아왔던 많은 항공 우주자료와 천문 자료를 정신없이 한꺼번에 보느라 머리가 뻑뻑해지는 것 같았다. 결국 오후 4시가 넘어서 우리는 박물관 두군데를 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가서 Fred 의 차로 교외에 있는 그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의 집은 한적한 전원 도시 소나기가 내려 더욱 싱그런 초목에 둘러쌓인 그런 집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르 압도한 것은 안테나들이었다.

 

이밖에도 집뒤쪽으로  4ele CQ 안테나가 있다고 하니... 이건 정말...옴메 기죽어~

와이프인 Somporn과 반갑게 인사하고 그의 집을 들어선 우리는 여장을 풀고 먼저 그의 서재로 들어갔다. 예상했던대로 그곳엔 수많은 철재박스가 있었으며 그것들이 모두 QSL 카드임을 그것도 모두 알파벳으로 정리가 되어있음을 보고 정말 기가 막혔다. HL,DS칸에서 반가운 나의 카드도 5장그곳에 정리되어 있었다. 나로서는 내가 보낸 카드를 외국 햄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처음 보는 셈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Fred 에게도 가장 귀중한 카드가 어디있냐고 물으니 책상 맨 밑서랍에서 고무밴드로 묶인 한뭉치를 꺼내 보여준다. 일일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그에게 가장 귀중한 건 어떤거냐고 물으니 그곳이 아닌 철재박스속에서 JY1 의 QSL을 찾아서 보여준다. 정말 보물같은 QSL 이라고 생각된다.

거실에서 그의 집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방명록에 우리도 싸인을 하고 잠시 들춰보니 정말 많이도 다녀갔다. 하나하나 설명해줄 태세여서 우리가 괜찮다고 했다. 그는 정말 전세계에 친구도 많다.

우리는 K4YT의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워싱턴의 교통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외부 순환도로가 있고 출퇴근에는 너무 막혀 통행이 만만치 않음을 볼 수 있었다. 이날은 금요일 오후니 더욱 막히는 것 같았다.

Karl의 집에 도착하니 아직 그는 퇴근을 못했다고 한다. 그의 집에 차 두 대는 그의 callsign으로 번호판을 달고 있다. K4YT와 DL4YT(그는 독일계 미국인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60이 거의 다된 그는 늦게 결혼해서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쯤 되는 아들이 하나있었고 그의 부인 Melisa도 육군병원의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맥주한잔하면서 기다리니 그가 헐레벌떡 들어왔다.원래는 그가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고로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었고 조금 있으니 K4ZW Ken 도 도착하고 Karl의 직장 후배인 KE7E도 같이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인근의 바비큐 식당에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뭐 그리 특별하지는 않지만 관광지에있는 식당이 아닌 정말 그들이 다니는 곳에서 식사를 한 후다시 그의 집으로 돌아와 DX 이야기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었다. 지하에 위치한 Karl의 Shark room을 구경해 보았다.

전세계 미국 대사관의 보안담당관리자인 Karl은 직업상 전세계를 수 없이 다녔는데 체류하는 기간동안 가능한 라이센스를 취득하여 이미 그의 콜싸인 만으로도 DXCC를 완성했다고 한다. 사진은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그의 callsign 별 QSL 모음 중 일부이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컴퓨터로 로깅하는 것은 컨테스트 때 뿐이라고 하며 자신의 로그를 보여주었다 특히 엔티티별로 밴드,모드들의 QSO 관리 로그는 정말~ 컴퓨터 없던 시대부터의 산물인 것 같다. 그래도 너무나 정확히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있었다.

그는 아직도 로그북을 손으로 쓰고 있었으며 로그를보니 적어도 하루에 두세국은 꼭 교신하고 있었다. 요즘 이런저런 일로 Activity가 떨어진 내게는 정말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

Karl은 145.510 의 패킷으로 아직도 DX정보를 보고 있으며 패킥모니터도 정말 30년은 족히 넘었을 그런 것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잘 보이고 잘 동작되고 있었다.

식사후에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몇잔씩 잔이 더 돌아간 후 Fred의 운전으로 그의 집에 와서 간단히 정리한후 피곤했던지 침대의 머리가 닿자마자~.

 

CQ CQ Looking for HL, DS....

 

나이들면 잠이 없어진다더니 일찍일어난다고 했는데 벌써 패킷으로 DX 상태를 점검하는 Fred DX 중병엔 미국햄이나 우리나라 햄이나 정말 대책이 없다.

어제 시간이 없어 아래층 지하에 있는 Fred의 Shark room에 가보니 방에 들어서기전 거실 양벽이 온통 어워드다. 이거 원...

게다가 나를 더욱 기죽게 한 것은 장소가 협소해서 아직 진열하지 못한 비교적 최근에 받은 어워드들을 보관한 곳이었다. 이거 정말... 그중에서 하나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자기가 최근에 받은 것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을 보여 주었다. 6m DXCC 우와~

밖을 보니 멀리 넓게 펼쳐진 잔디밭 한가운데 CQ 안테나가 보였다.

Sormporn 이 차려준 간단한 아침식사후에 아침 9시경 20m 밴드를 점검해보니 비도부슬부슬 내려서 노이즈도 심하고 상태도 그리좋지 않아 계획된 우리나라와의 교신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HL1TXQ 김오엠이 왜 안나오냐고 바로 전화가 오는게 아닌가...그래서 CQ 한번 내보게 되었다. 그러나, Callsign은 K3ZO로만 가능하였다.

공간 노이즈가 심하여 CQ 안테나를 사용하였고 2kw를 송출하였는데 아쉽게도 공간상태가 좋지 않고 TXQ님의 안테나가 dipole 이었기 때문에 교신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나는 가물가물 들려오는 김오엠의 소리를 Fred와 나는 들을 수 있었으나(RST 33) 김오엠은 내 소리를 못듣는 것 처럼 보였다. 하여간... 그래도 최고의 시스템을 한번 사용해 보았다. 마이크도 명료도가 좋았고 책상에 스프링으로된 조명장치를 이용하였고 특이한 것은 VOX로 동작을 하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이 자연스럽게 신호가 나가는 것이었다. 그와중에 우리나라 햄만을 부르는 CQ를 내는 동안 갑자기 W9 국이 나타나 교신을 원하는게 아닌가... 엉겁결에 K3ZO의 콜싸인으로 교신을 나눴다. 내참...

그런데...순식간에 정말 아쉽게도 공항으로 출발해야 할 시간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Fred가 직접 멀리 떨어진 댈러스 공항으로 배웅까지 해주고 Fred와 Somporn의 지극한 환대에 몸둘바를 몰라하며 차에서 내려서 인사를했다. 인사하느라 마지막 기념사진을못찍고 차에 타고 떠나는 장면만 찍었다...

짧은 방문동안 경험한 그들의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는 내가 햄이 된 이유의 확고한 정답으로 느끼게 해준 소중한 여행이었다.

 2003-05-25 02: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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