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요즘 일본의 아마추어무선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일본의 햄페어는 작년에 이어 두 번 째 방문이었다. 심각한 금융위기 속에서 구조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일본, 그런 상황 속에서 수년 전부터 내림 길에 있는 이 나라 아마추어무선의 재건노력 같은 것을 알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햄페어 '98"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도쿄 빅사이트에 있는 국제전시장에서 8월 21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주최측 자료에 의하면 이 행사에는 각종 햄클럽 193, 업자 26, 후원단체 11 그리고 기타 11개 등 249개의 단체가 참가했다고 한다. 숫자상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주최측의 말로는 추세에 따라 이번 햄페어에는 GPS, 컴퓨터, 영상부문 등의 분야에 새로운 출품이 있었고, 야외활동과 HF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작년과 다른 전시품은 그런 분야의 것들이었다.

항상 관심을 끄는 블록 D의 신제품 전시장은 한 마디로 썰렁했다. 작년에는 그래도 야에스의 VX-1 미니핸디 같은 인기제품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콤의 IC-Q7이라는 유사제품이 있었지만 이렇다할 특징이 없었다. HF 트랜시버는 모두 디스플레이어가 넓어지고, IC-706MKII G타입처럼 UHF밴드까지 포함되는 경향도 보였다.

놀라운 것은 우리 나라에서 C-150으로 인기가 있었고, 이번 햄페어에는 C5750이라는 GPS 트랜시버를 내놓은 스탠다드사가 야에스에 흡수되어 한 부스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말로는 "업무제휴"이지만, 요즘 일본 안이나 외국시장에서도 도무지 물건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수를 한 야에스조차 주력제품인 HF장비가 부진해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JARL도 회원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최근 이 단체는 40% 가량 직원을 "정리해고"를 해서 기구를 축소했기 때문에, 작년의 반밖에 안돼는 인원으로 햄페어행사를 치르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다. 1995년에 1,364,316국까지 늘어났던 일본의 아마추어무선국은, 면허소지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97년에 1,296,059국으로 감소했다. 작년 말 현재 일본의 아마추어무선 면허소지자는 3,012,759로 되어 있다. 이 것은 젊은 세대에 값싼 휴대전화 PHS가 급격히 보급되고 있는 사실과도 관계가 있지만, 아마추어무선이 취미분야에서 다른 분야에게 밀리고 있는 선진국 현상과 일치되는 것이다.

3급 전화급을 창설해서 아마추어무선을 폭발적으로 보급시켰던 일본은 다시 황금기를 되찾기 위해 필사적이다. 9월 1일부터 JARD가 주최하는 강습회가 일요일코스를 2일간으로 단축되었다. "기술혁신에 따른 무선설비의 높은 신뢰성과 조작성의 향상"을 이유로 3급무선기사의 수업시간을 43시간에서 39시간으로, 4급아마추어무선기사는 14시간에서 10시간으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폰패치가 허용되어 아마추어무선과 전화가 접속되어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역시 아마추어무선의 인기회복 노력이다. 지금 이들은 포괄면허제도 도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햄들은 사상 처음으로 출현한 햄출신 총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민당총재이며, 수상인 케이조 오부치(小淵惠三)씨는 JI1KIT란 콜사인을 가지고 있다. 12선 의원인 그는 1975년에 개국, 국회아마추어무선클럽(JG1ZQU)을 창설하고 회장이 되었다. 건설부장관 가쓰쓰구 세키야(關谷勝詞)씨는 국회아마추어무선클럽 사무국장이기도 한 JA5FHB다. 법무장관 나카무라 마사사부로(中村正三郞)씨도 JI1LVO란 햄이다.

우리는 어떤가. IMF난국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이 어려운 시기에서 살아 남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는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도 필요한 구조개혁, 특히 아마추어무선제도의 혁신적 개혁이 답보상태다. 시작은 먼저 했으면서도,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는 폰패치허용분야에서 또 일본에게 추월 당했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일본의 뒤를 졸졸 따라가야 하는 것일까.  

포괄면허제도에서만은 우리가 일본에 앞서야 한다. 구차스럽게 이런 저런 이유를 찾아낼 시간이 없다. 이 것은 단순히 명예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1998년 10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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