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새천년에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야

                             이남규 (HL1DK, 스포츠조선 편집위원)

 

마카오라고 하면, 오랫동안 우리에게 밀수나 도박, 또는 범죄나 테러에 관련된 도시로만 알려지고 있었다. 그 마카오가 지난 12월 20일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이번에는 아시아에서 서구 식민지배의 종막을 고한 역사적인 장소로 기록되었다.  

최근에도 코소보, 동티모르, 체첸 같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어느 한 지역의 주권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가려면 유혈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그런 불상사 없이, 수 백년의 세월이 걸리긴 했지만, 이 두 지역을 고스란히 원상 회복한 사실은 중국인들 특유의 유장한 인내심과 묵직한 지혜를 다시 한번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마카오반환에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그런 역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곳을 접수하기 위해 진입하던 중국군 장갑차 사진이었다. 신문에 난 그 사진의 장갑차 한 구석에 우리들이 많이 쓰고 있는 모빌용 안테나가 달려있었던 것이다. 위장색도 칠하지 않은 코일탭과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엘레멘트로 보아 UHF/VHF 안테나 같았다. 북한군 기갑부대에서 아마추어무선 UHF밴드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중국군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주로 모빌용으로 사용하는 아마추어무선의 UHF밴드가 근거리 통신에 얼마나 편리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아마추어무선용 장비는 군용무전기보다 훨씬 싼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 보안성이라든가, 내구성 같은 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질보다는 양, 그리고 무엇보다도 값싼 장비를 우선시키는 공산권 무기체계에서 보면 이만큼 효과적인 통신장비도 없을 것이다.

옛날에는 쓸모가 없다고 해서, 사실상 아마추어무선의 유배지가 되었던 UHF밴드는 물론, 그 위의 기가밴드도 이런 식으로 비아마추어그룹의 진출이 활발하다. ARRL(미국아마추어무선연맹)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99년 한 해 동안에도 아마추어무선 주파수대나, 그 인접주파수대에 비집고 들어오려던 기도가 수도 없이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공중비디오영상송신실험: 로스엔젤리스시는 2402-2448MHz에서 헬리콥터로부터 지상기지로 비디오영상을 송신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FCC(미연방통신위원회)는 무선통신 수요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현재 아마추어무선에 2차적 우선순위로 배정되어 있는 216-220MHz, 2300-2305MHz, 2400-2402MHz, 2417-2450MHz 같은 주파수대를 재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 FWA(Fixed Wireless Access): 일반전화와 전화국 교환기 사이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캐나다는 3400-3700MHz대를 이 목적에 사용하려 하고 있고, 440-450MHz대도 노리고 있다.

*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s): FCC는 10 월 22일,  5850-5925MHz를 도로교통의 안전성을 높이고, 연료를 절약하고, 공해를 줄일 수 있다는 지능형 차량운영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 70cm SAR(합성개구레이더): 400-500MHz를 사용하는 SAR(합성개구레이더)는 열대우림의 짙은 숲을 뚫고 지하자원을 탐사할 수 있는 레이더다. WRC-97에서 네덜란드가  420-470MHz 밴드에서 채널을 얻으려다 실패했으나, 계속 요구하고 있다.  

* IMT-2000: 동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이동전화시스템으로, 2300-2400MHz대가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도 우주통신, LEO(저궤도통신위성),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단파대 방송 확장 등 아마추어무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가 있다고 ARRL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모든 움직임은 그 나름대로 기술발전, 공익, 자원문제, 공해문제 같은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기도를 저지하려면, 우리도 그에 못지 않은 대항논리가 필요하다. 옛날처럼 유장하게 "취미의 왕"만 내걸고 있다가는, 언젠가 우리 주파수대를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이다. 연맹이나 회원 모두가 새해에는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지만 말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활동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

<HL1DK 이남규, 스포츠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0년 02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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