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올 "아마추어무선의 날" 주제는 재난통신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올해는 정말 눈이 많이 왔다. 특히 2월 11일 중부지방에 내린 눈은 32년만의 기록이라고 하는 데, 내 기억으로는 평생 처음 보는 눈 같았다. 피해도 엄청나서 농가에서는 이 눈 때문에 전국적으로 수 백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큰 지진이 많이 일어났다. 1월 13일,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 진도 7.7의 지진이 발생해서 8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한 달 후, 이 지역에는 다시 진도 6.6의 지진이 일어나 25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장 큰 지진은 1월 25일, 인도 서부의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했다. 진도 7.9의 이 지진으로 사망자만 50,000명 이상 생기고, 100만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월 28일에는 미국 서북부 시애틀 일대에서 진도 6.8의 지진이 일어났다.

  재난 발생하면 먼저 기존 통신망이 마비된다. 통신이 가장 발달된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 편리한 휴대전화도 기지국이 작동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햄의 재난통신 지원이다. 엘살바도르의 경우는 구세군의 긴급무선망 SATERN(Salvation Army Team Emergency Radio Network)이 14.265MHz와 7090kHz를 사용하여 통신지원을 했다. 이 때 100명 가량의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 기구는 세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재난지역의 사람을 찾아 인터넷을 통해서 알려주는 일도 하고 있다. (http://welcome.to/satern/)

  지진현장에는 99년 여름 대지진의 피해를 본 터키에서도 서다르 데미렐(TA2NO), 아지크 사사(TA1E) 등 햄이 참가한 22명의 구조단이 파견되었다.

  인도에서도, 재난통신지원에 참가했던 라지 쿠마르(VU2ZAP)씨의 말에 의하면, 지진 발생 후 얼마 동안은 아마추어무선이 외부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신수단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14.155-14.160 MHz, 14.250-14.270 MHz의 주파수로 통신망을 구성하고 재난지원통신을 했다. VHF와 7MHz대도 사용되었다.  

  이번 인도대지진에서는 뭄바이(봄베이)나 마하라슈트라 같은 인접 도시의 햄은 물론, 멀리 떨어진 방갈로레시의 햄들도 많은 활약을 했다. 인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이 도시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정도로 급속도로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이 도시에 사는 구루 라오(VU2GUR), 산디프 샤(VU3SXE) 같은 햄은 아마추어 인공위성 UO-14을 이용해서 재난통신을 중계했다. 찬드루 라마찬드라(VU2RCR)는 차에다 의료팀과 400kg이나 되는 장비와 보급품을 싣고 1,700km나 달려가 재해지역에 통신기지를 설치했다.

  햄들의 UN이라고 할 수 있는 IARU(International Amateur Radio Union)가 프랑스 파리에서 창설된 것은 1925년 4월 18일. 초대회장은 하이램 퍼시 맥심(1AW)이었다. 이 기구는 마치 이번 대재난을 미리 알고 있기나 한 듯, 금년 제 76회 창설기념일의 주제를 "21세기의 아마추어무선: 재난통신 제공"으로 정했다.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도 "개발도상국의 재난통신 핸드북" 발간을 승인했다. IARU가 중심이 되어 제작하고 있는 이 핸드북에서 재난통신의 중심적 역할을 맡는 것은 햄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 같은 세계의 움직임에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것은 여러 면에서 그 존립이 위협당하고 있는 아마추어무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아마추어무선도 단순히 개인적인 취미와 자기훈련에 그쳐서는 안 되고, 사회봉사로 그 영역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IARU의 금년 아마추어무선의 날 주제선정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나라에도 연맹에 재난통신지원단이 구성되어 있고, 적십자사나 119 등 전문적인 수준의 재난통신지원조직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는 행정기구의 일부로 햄의 재난통신 조직을 가지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위에 열거한 단체 이외에도 모든 햄이 참여할 수 있는 전국적이고 개방된 유연한 조직이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모든 햄이 즉시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런 조직이 주류가 되어 있다. 이밖에도 국제적인 조직과도 연결해서, 재난지원통신의 교류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도 다른 나라에 지원을 제공하기도 하고, 또 지원을 받기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HL1DK 이남규, 디지털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1년 04월호 DK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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