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COLUMN 

 

 

 대구지하철 참사의 교훈

                             이남규 (HL1DK,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지난 2월은 대형 참사로 이어졌던 한 달이었다. 이 끔찍한 시리즈는 2월 1일, 미국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참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왕복우주선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폭발, 승무원 7명이 모두 사망한 것이다. 이 사고는 미국의 첨단과학이 집결된 우주개발 부문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그 충격은 컸다. 사고원인은 대기권으로 돌아올 때 마찰열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는 내열타일의 손상으로 추정되었다. 컬럼비아호가 발사되었을 때, 외부 연료탱크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내열타일 일부가 떨어져나갔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18일,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다. 희생자수는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2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사고원인은 지하철 사령실 및 기관사의 판단착오와 실수가 복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19일, 이번에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웨스트 워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일어나 헤비메탈 그룹 그레이트화이트의 공연을 보고 있던 관객 100명가량이 사망했다. 안전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에서 일어난 이 참사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대비를 하는 것과 함께, 여의치 않았을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어능력과 대책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1981년 미국에서 제작된 컬럼비아호는 가장 오래 되고, 햄과는 인연이 깊은 우주왕복선이었다. 이 우주왕복선은 1983년 11월, 최초로 햄 승무원 오웬 개리오트(W5LFL)가 타고 2m 밴드에서 지상과 직접 교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우주왕복선은 1999년에 대대적인 개장을 했지만, 사고는 28번째 비행에서 일어났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승무원 중 칼파나 "KC" 차울라(KD5ESI), 데이비드 브라운(KC5ZTC), 로렐 클라크(KC5ZSU)등 세 명은 햄이었다.

  그동안 미국아마추어무선연맹(ARRL)은 아마추어인공위성회사(AMSAT) 및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우주아마추어무선실험(SAREX, Space Amateur Radio EXperiment)과 국제우주스테이션 아마추어무선(ARISS, Amateur Radio on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 같은 계획을 통해 우주에서 아마추어무선 활용실험을 추진해 오고 있었다. 지금 국제우주스테이션에 머물러 있는 켄 보워삭스(KD5JBP), 돈 페티트(KD5MDT), 니콜라이 부다린(RV3FB) 등 세 명의 승무원도 모두 햄이다.

  반드시 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컬럼비아호가 텍사스주 상공에서 폭발하자, 많은 햄들이 승무원들의 유해와 우주선 잔해수색에 참가했다. 여기서 아마추어무선이 이런 종류의 구조활동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여러 종류의 연방 및 지방 구조기구나 군으로 구성된 수색팀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신장비는 햄만이 가지고 있었다.

  컬럼비아호의 잔해가 떨어진 동부 텍사스지역은 워낙 넓은데다가, 유명한 소나무 산림으로 덮여 있어 연방당국이나 그 지역 수색반이 사용했던 일반 무전기와 기타 통신수단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수색팀에는 반드시 한 명 이상의 햄을 동행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하루 평균 25명의 햄이 이 수색활동에 참가했다. 햄들은 휴대용 리피터를 설치하고 은 무전기 이외에도 인터넷 음성교신 시스템 EchoLink를 이용해서 정보를 교환했다고 한다.

  대구 지하철 사고가 났을 때, 나는 이해하기 힘든 피해의 규모에 놀라면서도, 햄이 구조활동에서 다시 한번 그 진가를 발휘해 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신문이나 방송에 햄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2월 24일, 연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HL0MRC) 아마추어무선 봉사원들이 사고 첫날부터 현장에서 U/V 중계기를 사용하면서 구호활동을 지원했다는 글을 읽었다.

  바로 이것이다. 재난은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다양한 재난에 대비해서 우리는 평상시부터 모든 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체제를 마련하고, 또 그것이 공식적인 재난구호 지원활동의 일부로 인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  

<HL1DK 이남규, 디지틀조선 편집위원  namlee@chosun.com  KARL지 2003년 04월호 DK컬럼>

 

 

Copyright ⓒ2001- 2015   Korea DX Club.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