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DX클럽 (KDXC)

DXing

HL1LJ 박대웅

DXing (18)

만약 다이폴 안테나를 회전시킬 수 있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낮은 밴드일 수록 안테나의 크기가 커지므로 안테나를 회전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럴 수 있다면 DX 교신에서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난 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이폴 안테나는 8자 모양의 지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두 팔을 벌린 모양에서 앞뒤 방향(8자 모양)으로 강한 전파가 방사됩니다. 한 쪽 방향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될 테지만 다른 한 쪽(반대편) 방향은 자신이 교신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방향과는 반대가 되고 맙니다.

8자 모양에서 필요 없는 반대편 방향의 전파는 억제하고 필요한 한 쪽 방향으로만 극대화된 전파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진 안테나가 야기(Yagi) 또는 쿼드(Quad) 안테나이며, 두 안테나 모두 송신기로 부 터 직접 연결되는 하나의 복사기(Driven Element)와 한쪽 방향으로 전파의 힘을 모아 주어 전파의 힘을 극대화하는 한 개 이상의 방사기(Radiator)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야기 안테나는 다이폴 안테나에 임피단스 정합기를 붙인 것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의 어느 가정에서나 햄이 아니라도 이 야기 안테나는 TV 시청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쿼드 안테나는 다이폴 대신에 루프(loop)를 사용한 것입니다. 야기와는 생긴 모양이 전혀 틀리지만 전파의 크기를 극대화하여 한 쪽 방향으로만 전파를 보내게 하는 원리는 야기와 다를 바 없으며, 이런 종류의 안테나들을 비임 안테나라고 하며 송신은 물론 수신상태에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다이폴이나 수직 안테나론 전혀 들리지 않던 DX 국들을 비임 안테나를 사용하는 DXer들은 쉽게 5-7 이상으로 수신하며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이 DX 교신을 쉽게 해 버리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 해 본 경험이 있습니까?

비임 안테나는 많은 사양(Specification)들이 있는데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이득(gain)입니다. 이득이란 한 쪽 방향(진행방향)으로만 얼마 만큼 전파의 크기를 극대와 시켰는가를 이론적인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실제로 정확하게 HF 안테나의 이득을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공신력 있는 미국의 ARRL은 그들이 발행하는 어떠한 책자의 광고에도 안테나의 이득은 표시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사양은 비임의 전-후방 비(Front-to-Back Ratio)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F/B는 안테나의 지시 방향 후방으로는 얼마나 방사되는 전파의 힘을 억제 시켰는가 하는 것이며, 안테나가 미약한 신호를 건져 올리는 힘은 이 전-후방 비에서 나옵니다. 전-후방 비와 이득은 복사기와 방사기들의 간격과 길이에 의하여 조정되지만, 이득과 전-후방 비는 함께 증가하지 않습니다. 즉 최대의 이득을 위한 조정이 최대의 전-후방 비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든 비임 안테나는 대단히 중요한 이 두 가지 요소인 이득과 전-후방 비 사이에서 적당히 합의하여 만들어지게 됩니다.

안테나 이론 만으로도 하나의 학문을 이룰 수 있을 만큼 안테나는 대단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안테나 없는 통신공학이 있을 수 없으며 특히 DXer들에게 안테나는 그 어떤 것 보다 큰 투자의 대상이 됩니다.

안테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문 서적들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2회 정도로 나누어 여기에서는 멀티용과 싱글 용 비임 안테나, 야기와 쿼드, 안테나 타워와 로테이터 그리고 비임 방향 등에 관한 내용으로 안테나에 관련된 내용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자와 KARL 사이의 전자메일 교환에 문제가 일시적으로 발생되어 지난 7월 호 DXing 의 게재가 빠졌습니다. 7월 호 실릴 예정이었던 부분을 편집부와 상의하여 본 지에 추가 게재할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